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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r 12. 2020

'워라밸'이 아니라 '워라하' 찾기

일 바깥의 기쁨과 슬픔

아마존의 창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는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아닌 '워크-라이프 하모니'를 강조한다. 균형이라는 말이 서로 대립되는 요소 사이의 그것임을 암시하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은 꽤 설득력 있다. 일과 삶을 서로 상충하는 별개의 요소로 두고 그 사이의 접점을 찾을 것이 아니라 둘을 통합적인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생겨나는 생산성 향상 등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며 그는 "It actually is a circle. It's not a balance."라고 말한다.


당연히 이 말은 경영자의 관점에서 나오는 말이고 모두에게 정답아니지만 요즘의 내게는, 아니 이미 얼마 전부터의 내게는 공감되는 말이다. '영화 일'을 할 때는 '일을 할 때의 나'와 '일을 하지 않을 때의 나'가 엄밀히 대립되거나 나뉘지 않았고 오히려 둘 모두가 삶이라는 하나의 원 안에 있음으로 인해 조화됨을 느꼈다.



“때로는 연차나 반차를 내고 소설을 썼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때는 소설을 읽고 쓰면서 위로를 받았고, 반대로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소설이 잘 써지지 않을 때는 시간을 들인 만큼은 물리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회사 일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작가의 말’에서, 233쪽, 창비, 2019)


'영화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인데, 일을 하는 나와 일을 하지 않는 나는 명시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끊임없이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무언가'가 일어난다. 당장 알 수 없지만 안 보이는 사이 조금씩 단단해지거나 바뀌어 가는 것들. 몇 달의 새 '회사 생활' 동안 여러 가지를 겪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 비슷한 직무의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있는 중이고, 있을 것이다. 이번 봄이 제법 괜찮은 계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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