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놓을 수 없다 믿는 그것, 정말 당신을 지켜줍니까?"
"지식을 얻으려면 매일 무언가를 더해야 하지만,
지혜를 얻으려면 매일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것을 양손에 쥡니다. 타인의 기대, 지나간 후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 혹은 '나'라고 믿고 있는 사회적 가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쥐고 있는 힘이 너무 강해, 정작 나를 돌볼 손이 남아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나를 지탱해 준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나를 가장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진정한 자유는 더 많은 것을 얻을 때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놓아버릴 용기를 낼 때 찾아옵니다.
내가 쥐고 있는 집착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완벽주의, 통제, 계획 등. 이 수많은 집착 중에서 요즘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바로 '전문가라는 가면'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초보임에도 "전문가처럼 능숙하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다. 이는 완벽주의나 통제 욕구와도 깊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설령 처음 해보는 일일지라도, 마치 재능이 타고난 사람처럼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지 않으면 실망하고 금방 지쳐버리곤 한다.
예시를 하나 들자면, 나는 어렸을 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했었다. 친오빠와 함께 컴퓨터 학원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했고, 잘 하지는 못하지만 게임 영상을 보며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있다. 어렸을 때야 오빠나 친척들과 게임을 했었지만 성인이 되면서는 자연스럽게 게임을 안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게임 영상을 접하고 흥미가 생겨 다시 PC에 게임을 다운로드 받았다. 이제 타인과 게임을 함께 즐기면 되었는데 나는 몇번 즐기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들과 대결하기 전에 미리 연습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컴퓨터와만 대결했었다. 컴퓨터와 대결을 많이 해도 막상 사람과 대결하려고 하면 '너무 못한다고 욕먹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에 망설이다가, 결국 그대로 게임을 접고 말았다.
최근에 읽은 책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체스 게임을 즐기려던 한 소년이 나처럼 컴퓨터하고만 연습하여 실력을 쌓으려 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처음 대결을 펼쳐 패배한 순간, 게임에 흥미를 잃고 "난 원래 재능이 없었어"라며 더 이상 체스를 두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그가 게임을 능력 증명의 수단이 아닌, 취미이자 성장의 기회로 여겼다면 가볍게 즐길 수 있었으리라고 말했다. 이 구절을 읽으며 깊이 공감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너 뭐 돼?"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는 그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데, 뭐든지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공부든 예체능이든, 지식이든 지혜든. 높은 이상을 꿈꾸며 내가 그 기준에 딱 맞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내가 특별해야만 한다고 믿기에, 그에 맞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나의 특별함이 사라질 거라는 두려움이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사실 그 '특별함'은 사라지는 게 제일 좋다. 내가 붙들고 있는 비대한 자아, 즉 뭐든지 잘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진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무엇이든 즐길 수 있으며 배움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초보자처럼 보이는 것을 피하려다가 평생 전문가의 경지에 다다를 수 없음을 깨닫는다면, 이제는 손에 꽉 쥐고 있는 이 허상을 놓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