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려보낸 나의、
꿈이란 아름답고 덧없다.
달콤한 향기를 품고 내 곁에 다가와
나를 취하게 만들고,
다시 그 향을 맡으려 손끝을 모으면
이미 손가락 사이로 모래 알갱이처럼 흩어져 버린다.
아무리 꽉 쥐어도, 결국 새어나간다.
손끝에서 스러져 버린 꿈의 알갱이들은
모래사장이 되고,
다시 취하고 싶은 마음 탓에
그 앞에 소망이라는 바다가 출렁인다.
그렇게 겹겹이 모인 알갱이와 소망이 부딪히며
내 작은 마음속 한켠, 해변이 된다.
가끔은 그 해변이
내가 이룬 것들이 쌓인 단단한 기반인지,
이루지 못한 아쉬움만 밀려와 쌓이는 텅 빈 공간인지 헷갈린다.
분명 손에서 흘려보낸 꿈들인데,
모래가 되어 남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사라진 건지,
형태만 바꾼 채 여전히 곁에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는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기에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도,
끝까지 붙잡지도 못한 채
해변가를 맴돌며 망설임의 발자국만 남겨 두는지도.
바다는 언제나 같은 파도로 보이지만,
실은 한 번도 같은 물결이 아니듯,
내가 품는 소망도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
어제의 소망 위에
오늘의 이유를 덧붙이고,
내일의 두려움을 살짝 숨겨 둔 채
나는 또 파도 앞에 선다.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해변은 정말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자린가,
아니면 이미 지나간 순간들을
다시 불러내어 놓는 기억의 공간인가.
어쩌면 꿈이란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약속이면서도,
가끔은 뒤돌아보게 만드는 표식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 약속과 표식 사이 어딘가에 서서,
소망과 체념이 엉켜 있는 해변을
오늘도 한 번 더 천천히 걸어본다.
모래 사이에 숨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알갱이 하나쯤,
언젠가 내가 발견해 줄 날을 기다리며
조용히 빛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