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희열

by 고요


몇 주 전 북한산 오봉을 오르기 위해 송추계곡까지 갔으나
비가 계속 오는 바람에 아쉽게 돌아섰고 이 번 연휴에 드디어 다녀왔다.
지난주에 근교산을 오르기도 했고 높은 산은 아니어서 큰 결심은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초반에 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 입던 바지들이 다 작아져서 버티다 버티다 작년에
한 치수 큰 사이즈를 샀는데 그마저도 꼭 맞는 바람에 오르는 내내 여러모로 불편했다.
더 늘리면 안 된다. 진짜 더 이상은 안 되는 걸로...

지난주 여자친구와 산을 다녀온 아들이
- 엄마, 300m 정도면 힘든 산인가?
- 안 힘든 산은 없어. 낮은 산이라도 산은 힘들어.
오봉을 오르는 길도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역시 힘이 들었다.

여성봉을 지나 시원한 바람과 커피 한 잔과 그가 싸 온 과일을 먹으며 잠깐 쉬었다.
군데군데 고양이들이 터를 잡고 있었는데 각자 관할 구역이 다른 듯 가는 곳마다

다른 고양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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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도 아니었고 날씨가 흐려서 조망도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희열을 느꼈다.
한 동안 게을리했는데 다시 열심히 다녀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큰 딸 집과 멀지 않아서 근처 갈빗집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보자마자 사위 왈
- 산 다녀오신 거 맞아요? 아무렇지도 않은데요?
- 너무 쌩쌩해?ㅎ
산은 오를 때 힘들고 하산하고 집에 갈 때 노곤해서 힘들다.

- 여긴 주차도 편하고 아주 먼 거리도 아니고 높이에 비해 풍경도 너무 좋고
우리 자주 와요. 멀리 갈 필요도 없겠어.
- 그래.
아지터 하나가 생긴 기분이다.

며칠 쉬고 출근한 어제 직장 일로 한 두 번 뵌 분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들었다.
육십 중반도 안 되셨고 건강해 보이신 터라 더욱 놀랐다.
산행 중에 쓰러지셨다는데 간혹 그런 이야기를 듣긴 했어도
주변에선 처음 겪는 일이라 자만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사람 일이 참 허망하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꽃은 졌다가도 다시 피지만 사람의 일이란...
오늘도 기적 같은 하루를 살고 있다.
감사해야지. 사랑해야지. 참아야지. 웃어야지.
안 될지라도 노력해 봐야겠다.

가장 바쁘고 힘들 때 산을 올랐다.

내가 잘한 일 중 하나다.

다시 희열을 맛보며 내게 말했다.

이건 열정이라고.

열정이 없는 요즘이 난 정말 좋았는데 하나쯤은 내도 되겠다.

꼭 연인 같은 느낌인데 이제는 내가 고백할 차례인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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