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전자는 중성자와 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의 핵 주위를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달을 떠올려 보면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전자 하나를 관찰한다고 할 때 그 전자의 정확한 위치와 빠르기를 동시에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여기서부터 핵과 전자는 지구와 달의 관계와는 달라진다. 달의 위치와 빠르기는 예측까지 가능하지만 미시세계의 전자는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존재한다. 오직 확률적으로 어떠한 곳에 어떠한 속도로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람도 양자역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시세계의 물리학 법칙도 절묘하게 우리 인생을 닮았다. 우리는 나의 인생이 어떠한 위치에 있고, 어떤 속도로 나아가는지 '동시에' 파악할 수 없다. 내가 어디쯤 왔는지, 얼마나 빠르게 가고 있는지 대충 짐작만 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은 확률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전자보다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전문가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객관적인 현실인식'을 강조한다. 하지만 정말 객관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할까? 내가 잘살고 있는지 도대체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매번 실수를 반복한다. 그리고 매 순간 자신의 위치와 빠르기를 파악하며 사는 인간은 없다.
물리학에서도 관측이나 측정은 법칙을 발견하기 위한 수단인 것처럼 중요한 것은 삶 그 자체이다. 우리가 현재 어디 있고 얼마나 빠르게 가고 있는지 알고 싶은 이유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함이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 위해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