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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성장

by COSMO


나이가 많은 것이 언제나 현명함을 담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나이는 일종의 사회적 형식일 뿐이다. 나보다 훌륭한 인품과 식견을 가진 사람이 무조건 선배일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늙어가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부조리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는 현실 말이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인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의 힘은 아무래도 '경험의 무게'일 것이다. 나이 듦이란 결국 이러한 부조리를 똑바로 대면하고 스스로 짊어질 줄 아는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 자크 루소는 『에밀』에서 인간의 얼굴은 단지 자연적인 노화를 넘어, 습관화된 감정이 누적된 결과이기 때문에 '나이 들어서의 얼굴은 그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보며 나이와 성장을 당연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그러한 오만함에 나의 얼굴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지는 않는지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는 겨울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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