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부터 다시 시작
부상을 당하고 난 뒤,
달리는 게 무서워졌다.
한참을 7분 30초~8분 30초 정도의
페이스로 혼자서 5km 내외를 달렸다.
그러다 어느 날 러닝을 무료로 가르쳐준다는
러닝클래스를 알게 되었다.
가입신청을 하고 모임에 나갔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모임장인 러닝코치의 주도로 약 50분가량
수업이 진행되는 모임이었다.
수업시간의 3분의 1은
운동 전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동적스트레칭을 배웠고
3분의 1은
운동 후 근육을 늘려주는
정적스트레칭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8분대~9분대의 페이스로
공원을 몇 바퀴 돌면서 자세를 봐주는 식이었다.
누군가에게는 8분대, 9분대 페이스가 너무 느려
간에 기별도 안 갈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나는 무리를 해서
부상을 당해봤기 때문에
'천천히 달려라. 더 천천히 달려도 60분 언더, 아니 50분 언더로도 달릴 수 있다.'
라는 러닝코치의 말이 희망처럼 느껴졌다.
1~2번 수업을 나가보니
수업에서 운동량을 다 채우기에는
마일리지가 부족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집에서 러닝 수업을 하는 장소까지는
5.5km 정도 되었는데
나는 거기까지 8분대 페이스로
천천히 뛰어가곤 했다.
러닝코치는 그런 나를 보며
가장 멀리서 뛰어오는 회원이라며,
그리고 천천히 뛰라고 해도
보통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데
끝까지 천천히 뛰는 회원이라며
독하다고 칭찬했다.
나는 왜 천천히 뛰었을까?
첫째로 나는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아이였다.
둘째로 천천히 달려도 빨라질 수 있다는 그 말을 꼭 믿었다.
그렇게 나는 빨리 달리고 싶다는
조급함을 억누르고
아주 천천히 마일리지를 쌓아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