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인내한 시간
장경인대 부상을 당한 뒤
달리기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속도에 대한 부담감이
점점 커져만 갔다.
운동으로 인한 부상은 휴식이 최고다.
달리기를 안 하고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계단을 내려갈 때도 안 아파지기 시작하고
일상생활에서 아무 문제가
없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런데 장경인대가 정말 악질인 게
다 나은 거 같아서 살짝 천천히 뛰어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그럴 때면 '잊었어? 나 여기 있어~'
라고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완치란 없는 걸까.
테스트 달리기를 하러 나갈 때면
여러 번 좌절을 맛봤다.
그런 경험이 반복된 후
나는 속도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리고 다시 뛰기 시작했을 때
엄청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지금생각해 보면 내가 했던 것이
슬로우조깅이었던 것 같다.
뛰는 사람들은 모두 나를 지나쳐갔고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을
내가 지나치는데도
한세월이 걸렸으니까.
천변에는 무리 지어 달리는 러닝크루가 많았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나를 쉽게 지나쳐갔다.
나도 같이 달리고 싶었다.
나는 언제쯤 저들과 같이 달릴 수 있을까.
슬프게도 지금의 나는
저들을 따라갈 수 없구나.
함께할 수 없구나.
천천히.
혼자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나갔다.
저들과 같이 달릴 그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