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상을 당하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나는 누구보다 빨리 부상을 당했다.
지난번 첫 달리기 후
10km를 60분 내로 달리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어쨌든 내가 측정한
1km 최대 페이스는 6분이니까
속도는 유지한 채 거리만 10km까지
늘려보자는 심산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상의 원인은
조급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런린이 of 런린이였기 때문에
하체근육과 인대들이
충분히 단련되어 있지 않았다.
아마 3km만 빨리 달려도
다리에 상당한 부담이 갔었을 거다.
그런 내가 무슨 욕심에서인지
5km를 30분 이내로 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과는 대차게 실패.
목표지향적인 나는 1km마다
페이스를 보면서 달렸지만,
페이스는 점점 밀리고 밀렸다.
그렇게 나는 추후 다가올 먹구름은
보지 못한 채 5km를 완주했다.
문제는 다음날 곧장 찾아왔다.
회사에 출근을 하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오른쪽 무릎 바깥쪽에 찌릿하는 통증으로
도저히 계단을 내려갈 수 없었다.
이대로 불구가 되는 것인가?
앞으로 영영 뛸 수 없는 몸이 된 건가?
달리기 인생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는 건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증상을 찾아보니
러너들 중 나와 같은 부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았고,
결과적으로 내가 운이 더럽게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보다 늦게 달리기에 입문한 지인들이 달리기에 대해 물어올 때면
자기의 몸을 아직 잘 모르는 상태일 때는 무조건 천천히 달리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나는 장경인대와 처음 마주하게 됐고
이 아이는 지금까지도
잊힐만하면 나를 찾아오는
스토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