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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민 Apr 18. 2023

#3. 사업보고서에 마케팅이론 적용하기

TAM-SAM-SOM으로 시장규모 추정하기

2018/01

스타트업에 신입으로 입사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사업보고서의 마케팅 부분 작성을 전담하여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리한 지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실패경험보다는 성공경험이 더 많았기에 자신감도 있었고, 경영전략이나 마케팅전략에서의 이론적 지식이 어느 정도 쌓여있었기에 '그까지 꺼 뭐 한번 해보지 뭐' 정도의 마인드였던 것 같습니다.

마케팅 전략이라 함은 학문적으로 3C, 4P 등 마케팅 믹스라는 용어들을 활용하여 실무에서도 많이들 활용하곤 합니다. 경영학도나 문과생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기본적인 바로 그 내용입니다. 3C는 자사, 경쟁사, 소비자 분석을 의미하고, 4P는 프로덕트, 프라이스, 플레이스, 프로모션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이제 3C, 4P도 오래된 개념이라 치부되기도 하지만 저는 이만큼 MECE적이고 깔끔한 개념도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서 4P차원에서 마케팅적으로 접근해 보면 판매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프로덕트)이 만들어지면 가격정책(프라이스)을 수립하고 유통채널(플레이스)을 확보하고 다양한 판매전략(프로모션)을 펼쳐나가고 자금을 태움으로써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 4가지 형태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을 마케팅 믹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의 사업보고서는 마케팅 전략뿐만 아니라 항상 시장규모가 뒤따라 옵니다.

'어떻게 팔 거냐'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팔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냐'가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사업보고서에는 시장규모를 추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저는 시장규모 부분을 작성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TAM-SAM-SOM을 활용하여 시장규모를 추정하기로 했습니다.


TAM-SAM-SOM 시장규모 예시 (출처_아웃소싱 플랫폼 쏘싱)

TAM : Total Available Market

해당 제품 및 서비스가 포함된 전체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데이터를 산출하는 기관도 많고 공개된 자료도 많아서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용이하나 초기 스타트업이 목표 시장이라고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사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아직 볼 필요도 없는 시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SAM: Service Available Market

유효시장이라 할 수 있으며, 전체 시장 영역 중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비즈니스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냅니다. 바로 유효시장규모를 추정하는 것부터가 사실상 많은 노력과 창의적인 가정을 요구합니다. 스타트업 비즈니스모델은 대부분 혁신적이어서 비교대상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있는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이 여러 분야와 융합, 복합되는 경우에는 기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하기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기존자료를 재분류하고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내야 합니다.


SOM: Serviceable Obtainable Market

수익시장이라 할 수 있으며, 유효시장(SAM)내에서 초기단계에 확보 가능한 시장규모를 나타냅니다. 실제 제품을 사줄 수 있는 고객이 몇 명이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사업 초기단계에 정말 필수적으로 파악해야 하는 시장규모라고 할 수 있고, 생존시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점이 하나 생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수익시장(SOM)의 규모를 산정할 것인가?

이는 결국 해당 스타트업이 지닌 역량과 직결됩니다.

초기에 얼마나 유효한 고객을 확보하는 가는 단순한 숫자로 계산되기보다 실질적인 영업력(인원) 및 서비스 커버리지 등 내부적인 자원에 따라 다르게 도출될 것입니다. 또한 수익시장(SOM)을 파악하는 단계에서는 시장적인 접근보다는 핵심타깃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볼 수 있어야 합니다.

  

TAM-SAM-SOM 접근법이 주는 진정한 의미는 ‘초기단계에 수익 창출할 수 있는 생존시장 발견능력을 숫자로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라면 SOM 한 가지면 충분할 텐데 굳이 TAM-SAM-SOM의 3단계를 거치면서 시장규모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TAM-SAM-SOM접근법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것은 최소한의 시작점이 어느 규모인지, 최소한의 생존력으로 견뎌내면 궁극적으로 얼마나 확장 가능한지를 알고 싶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업보고서를 판단하는 평가자 입장에서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시장규모 100억의 숫자로만 충분한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과연 100억의 숫자가 지닌 의미가 최대치인지 최소치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기준점이 되는 것이 바로 TAM-SAM-SOM 툴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TAM-SAM-SOM 시장규모 정성적 추정

해당 예시는 당시 수익시장(SOM)을 추정할 때 목표타깃 관점에서 접근하여 시장을 좁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량적인 수치도 계산했지만, 자료는 따로 첨부 안 하도록 하겠습니다. 참 시간도 많이 흘렀지만, 창의력이라고는 0에 수렴하는 제가 뭔가 새로운 걸 고민하고 만들어본 내 새끼 같은 느낌이라 애착이 많이 가는 아이입니다. 이때 제가 만든 시장 규모추정 방법으로 이후에도 상당기간 사업보고서에 활용하여 VC 투자도 받고 좋은 성과를 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론과 학문이 참 실무와 동떨어지고 쓸데없고 비현실적인 것 같아도 인생 살아가면서 쓸려고 고민하다 보면 쓰일 데가 있다는 것입니다. 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 살면서 안 쓰는 버릇하면 수학을 활용 안 하고 살아가겠지만 이왕 고등교육과정까지 배운 거 일상생활에 한 번씩 활용하려고 노력하면 또 수학이 일상생활에 녹아들더라고요. 이상 쓸데없어 보이는 것도 유용하게 써먹는 사람이 되고 싶은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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