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kg...
일년 동안 오르고 내리는 내 몸무게다.
나는 원래 이렇게 몸무게가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껏 내 몸무게를 보자면 나이대별로 몸무게가 달라졌다. 나이가 늘수록 몸무게도 같이 늘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40kg 대 였다가 20대엔 50kg 중반을 유지했다. 30대가 되자 50kg 초반으로 다시 내려갔다가 40대가 되자마자 갑자기 60kg이 되었다. 사실 40대가 되어서라기 보다는 코로나 때문이 크다.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에, 외출이 줄어들어 활동량이 감소했고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었다. 하지만 그 전과 똑같은 양의 식사를 했더니 급격하게 살이 쪘다. 이때 5kg이 늘었다. 주변에도 코로나 때 몸무게가 늘었다는 사람이 많았다. 임신 기간을 제외하고 최고 몸무게가 됐다.
한번 찐 살은 잘 빠지지 않는다. 먹는 양은 같으니 빠질리가 없다. 몸이 무거워지니 활동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옷 입는 게 불편하다. 꽉끼는 옷을 싫어하는데 살이 찌니 자연스레 옷이 꽉 낀다. 헐렁한 옷에 내 몸이 딱 맞게 맞춰졌다. 겨울이 되면 불편은 더 커진다. 추위를 잘 타는 나는 내복을 필수로 착용하는 사람이다. 속옷에 내복을 입고 맨투맨이나 티셔츠에 조끼나 얇은 외투를 하나 더 입는다. 그리고 파카나 무스탕같은 두꺼운 겉옷에 목도리까지 두른다. 이게 내 겨울 옷 스타일이다. 살이 찌니 이렇게 껴입는게 힘들어졌다. 일단 몸이 불편해서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다. 자연스레 피로도가 높아지고 몸은 쉬이 지친다. 뒤뚱거리는 오리처럼 한걸음 내딛기가 힘들 정도다. 물론 과장이 섞여있지만, 겨울에 옷으로 꽁꽁싸맨 나는 동아줄에 포박당한 기분이 든다.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살던 중 갑자기 뉴질랜드행이 결정되었다. 해외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나는 반년동안 여러가지 준비를 하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몸이 바쁜것 보다 정신이 바빴다. 그것은 겪어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같은것이다. 준비해야할것도 많고 만나야할 사람도 많았다. 당분간 헤어져야하는 서로를 미리 그리워했다. 어쩌면 새로운 세계로의 도전을 응원하는 자리였을수도 있다. 축하와 격려가 쌓일수록 몸은 더 무거워졌고 뉴질랜드행 비행기에서 내 최고 몸무게를 갱신했다.
절반은 포기 상태였다. 그때의 나는 남편과의 이별로 슬픔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도 모르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났다. 한달이 지나니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음이 편해졌다. 이동거리도 늘어났다. 집 근처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가봤다. 뉴질랜드는 자연이 매우 아름다운 나라다. 공기가 맑고, 많은 뭉게 구름이 떠있는 하늘을 가지고 있다. 운동복을 입고 달리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