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의 시작을
망설이는 당신을 위해

잃어버린 하루의 리듬을 찾게 되다.

by 아이i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정해진 시간에 일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오던 하루들이 있었다. 출근과 퇴근이 분명했고, 그 사이에 해야 할 일들도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방전된 몸으로 집에 돌아오면 할 수 있는 일은 휴식뿐이었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한 뒤 다시 다음 날을 준비했다.


그 반복된 삶이 끝났을 때, 마음이 가벼워지기보다는 비어버린 느낌이 먼저 들었다. 어느 순간 해야 할 일이 사라졌고, 그렇게 16년의 군 생활이 끝났다.


전역 후에도 나는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몸은 이미 그 리듬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을 뜨는 순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그런데,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온전히 나만의 24시간이 이어지는 하루는 처음이라 어색했고,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잠자는 시간은 점점 늘어났고, 부지런함과는 멀어졌으며, 운동의 빈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몇 달이 흘러 있었다.


그때 문득,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다시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이유가 필요했다.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명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아침 수영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날 이유가 생기고,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생각해 보면 아주 단순한 선택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아침 수영은 어느덧 53일째가 되었다. 시간이 쌓이면서 수영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알려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다시 자연스러워졌고, 수영장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물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호흡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말없이 건네받는 기운 같은 것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수영은 내 몸의 상태를 자주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늘 같은 풀장에서 같은 거리를 오가지만, 내 몸은 매번 달랐다. 숨이 유난히 가쁜 날도 있었고, 몸이 무겁게 가라앉는 날도 있었으며, 생각보다 가볍게 물살을 타는 날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나를 돌아보기 시작했다. 오늘은 어디에서 버거웠는지, 그럼에도 끝까지 물을 밀고 나왔는지, 애써 괜찮은 척하지는 않았는지를 하나씩 살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상태를 너무 늦게 알아차린다. 몸은 이미 여러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마음이 그 신호를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괜찮다고 말하며 버티는 사이,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놓쳐버리기도 한다.


아침 수영은 나에게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시간이다.


수영을 하며 알게 된 생각들은 매 회차마다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그곳에서 이어가도 좋겠다.


https://blog.naver.com/forever-i/22412878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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