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특별한 상담사 Sep 24. 2023

우리는 왜 비교할까?

비교의 두 얼굴

벌써 십 년 전 유행하던 말이 있다. 

'엄마 친구 아들은~~" 

소위 '엄친아'라고 불리며 모든 면에서 뛰어난 내가 아닌 타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남들이 들으면 코미디로 들을 수 있지만 비교의 당사자가 내가 되었을 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소리기도 하다. 사실 이렇게 몇십 년 전까지 회고할 필요도 없다. 최근에 만연하여 상담센터에 많이 찾아오는 MBTI검사 또한 나의 유형과 타인의 유형을 비교한다. 이렇듯 비교는 사실 사회 전반에 '누구나 하는 흔한 현상'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를 통해 우리는 때로 좌절감을 경험하기도, 나의 현실을 부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남들과 비교할까?


다양한 사회적 요인을 제외하고 사람들의 내면에 대해 상담사로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두 가지로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자기 평가'를 위해서다. 사람들은 누구나 현재 나의 상태(가치관과 환경을 포함한)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는 현재의 만족도를 파악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보다 나은 삶으로서의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와도 연관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런 기준 없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럴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타인과의 '비교'다. 이에 대해서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 또한 인간의 자기 평가 욕구의 성취를 위해 타인과 비교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렇듯 자기 평가를 위해 비교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상황을 직면했을 때 이를 비교하여 대립하거나, 회피하는 등의 갈등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갈등을 경험하는 것은 결국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경험하여 비교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요즘 떠들썩한 페미니즘에 대한 가치관, 정치에 대한 가치관 등 '가치관'이 들어갈 수 있는 사회 전반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두 번째는 '본능'이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데 감각기관을 사용한다. 그중에서 '눈'은 77%를 차지할 만큼 커다란 비중을 나타낸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데 있어 현실적인 환경이 나와 다를 때 '나는, 우리는 이렇지 않은데?' 하는 비교를 시작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본능은 보다 원초적이다. 그래서 앞서 말한 자기 평가와도 관련이 되는 기초적 욕구이자 보다 원초적인 욕망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의 기준은 나의 결핍된 부분 혹은 우월한 부분에 초점이 맞춰지기 쉽다. 


가난한 사람은 돈에, 시간이 많은 사람은 여유로운 삶에, 키가 작은 사람은 키가 큰사람에게, 외적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외적으로 멋진 사람에게 비교에 대한 초점이 맞추어진다. 이와 반대로 우월성의 측면도 마찬가지다. 나보다 못한 사람과 나의 잘난 점을 비교하기도 한다. 즉 우리의 비교는 다른 측면으로 보자면 결핍과 관련한 욕구 혹은 우월성을 경험하기 위해, 자기 평가를 위해 하는 무의식적인 본능의 영역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교는 나쁘기만 한 것일까?


비교의 원인이 자기 평가, 본능이라면 우리는 기능적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들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평가, 쉽게 말하면 시험은 늘 부정적인 기능과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부정적인 기능이라 하면 시험에 따른 스트레스, 경쟁 등 심리적 불편감과 원치 않아도 나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게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기능이라 함은 나의 위치를 강제적으로 나마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 위치보다 높게 올라가고자 하는 욕구와 동기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험의 결과로 우리는 누군가의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혹은 비교받는 당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외부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자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러한 기능적이지 못한 비교의 결과는 나의 가치감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미 나의 위치가 높게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면 우월성을 가져 현재 삶의 만족도와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감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열등감과 우월성에 대한 것은 미움받을 용기로 대중적으로 퍼진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이론을 통해 추후 더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비교의 두 얼굴과 우리가 가져야 할 중요한 자세에 대해서 알아보자.


비교의 두얼글에 대해서는 상향 비교와 하향 비교로 이야기하곤 한다. 상향비교와 하향비교는 흔히 은메달 신드롬으로 여러분들도 들어 보았을 수 있다. 은메달을 딴 사람의 얼굴은 어둡고 동메달을 딴 사람은 밝은 표정이라는 이야기다. 은메달은 딴 사람은 금메달을 딴 사람과 비교(상향비교)하여 좌절감을 경험했기에 어둡고, 동메달을 딴사람은 순위에 들지 못한 사람들과 비교(하향비교)하여 긍정적인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향 비교를 하면 좌절감을 경험하고 하향 비교를 하면 만족감과 행복함을 경험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과연 상향 비교가 나쁘고 하향 비교가 좋을까? 하는 질문에는 답을 내리기 어렵다. 


하향 비교를 한다는 것은 나보다 처지가 좋지 못한 사람과 비교하며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반대로 동기에 대한 강의 하러 출강하거나 다른 강의를 듣는 수강생이 되어보면 매번 지금의 나와 비교해 주는 사람들은 성공한 인물들이다. 이렇게 하향 비교를 통해 만족감이 아닌 수치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으며 상향 비교를 통해 좌절감이 아닌 성취동기를 자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상향 비교 하향 비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비교가 나에게 어떻게 경험되느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비교를 당하고, 스스로 비교하면서 양육되어 오고, 성장해 왔을 것이다. 그래서 그 결과로 누군가는 나에 대한 가치감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성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교의 두 얼굴은 어떤 결과를 경험하던 커다란 고통과 인내를 경험시킨다는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은 상향비교 하향비교가 아니다. 그 어떠한 비교를 하던 지간 경험하는 것들로부터 나타나는 우월성, 열등감 그 무엇이든지 현재의 내가 '틀린'것이 아닌 '다른' 삶의 방식을 통해 살아왔기 때문을 자각하고 그 결과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에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열등감, 우월성의 추구를 어떻게 해야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내가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건지 이후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다. 또한 다양한 상담에서의 실제 비교를 하여 심리적 고통감을 경험하였던 사례를 통해 어떻게 심리적 고통감을 경험하고 이겨낼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할 것이다. 이를 통해 비교로 고통받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전 01화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