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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아무개 May 20. 2023

시골쥐가 서울에서 사는 법 05

세 번째 회사를 다니는 시골쥐의 이야기



    세 번째 회사로 왔다. 놀랍게도 세 번째 회사는 두 번째 회사와 정반대의 분위기이다. 자유롭게 질문에 대해 논의하도록 장려하며, 아주 사소한 문제라도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자유롭다. 또한 계속해서 팀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논의를 하며 이에 대해 모두가 참여하며 자연스럽다. 이제 입사한 지 6개월이 지나왔지만 사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분위기의 팀에 왔음에도 나름 오래 묵은 버릇 및 습관으로 팀과 동화되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첫 번째 회사는 코드 리뷰를 장려하는 문화가 아니었고 두 번째 회사는 코드리뷰는 있었으나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으며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닌,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찾아내어 책망하는 것이 더 잦았다. 그랬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혼자 오랫동안 붙잡고 해결되던 아니던 끙끙대는 것이 고착화되어 버린 것이다. 또한 나름 완전 신입이 아닌 2년 차 주니어(?) 로 들어와 2년을 그래도 했는데 이런 것도 못해?! 하는 말을 들을까 지레 겁이 나 (당연히 아무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해도 혼자 붙잡고 있는 일이 빈번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들었고 이로 인해 자칫 수습을 통과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뻔한 것이다. 처음에 이런 피드백을 들었을 때 인정을 하는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내가 달라질 수 있을까? 내가 앞선 두 회사를 겪지 않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 자책을 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숱한 피드백을 듣고 배우는 자가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어정쩡한 자존심 부리지 않기- 를 갖추려 노력하며 소프트스킬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예전부터 개발자란 코딩능력이 가장 우선시되었던 듯 하지만 일을 하면서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더더욱 절실해진다. 나의 업무보고가 팀원들에게 최대한 서프라이즈가 되지 않도록 자주자주 언급하며 문제가 생기면 오래 붙잡지 않고 곧장 질문하기 이렇게 두 가지만이라도 실천하면서 최대한 나를 바꾸려 한다.


   돌고 돌아 마침내 나를 도와줄 팀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고, 내가 도움을 요청할 때 도움을 주는 그런 팀. 언젠가는 나 또한 도움을 여러 방면으로 줄 수 있도록, 그리고 도움을 요청할 만한 든든한 팀원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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