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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아무개 Aug 20. 2023

런데이 30분 달리기 도전 성공기

체력 망한 20대 후반 인간 달리고 달려서 30분 달리기를 해내다.

 

   나는 20대 후반에 체력, 지구력, 심폐력이 아주 좋지 않다. 젊은 나이에 어찌하다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나 10대 후반즈음부터 우울이 오기 시작하면서 몸 건강 관리를 좀 소홀히 하다 보니 이리되었던 것 같다. 나는 그중 특히나 지구력 부족에 대한 심각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이는 집중을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일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함께 떨어지므로 집중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힘은 지구력이 아닐까? 하는 고민에서 내린 결론이다.


   지구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이 오랫동안,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방법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 혼자 오늘 30분 달려보자!라고 결심하고 무작정 레일에 나가기엔 내 체력이 너무도 좋지 않았다. 또한 나는 1년 전부터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요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흡이 좀처럼 원활하게 되지 않음을 깨달으면서 역시 달리기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운동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은 약간 아이러니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사실 체력이 망했다고는 하지만 초중고 체력장 1등급이었고 운동장 6바퀴 (당시 여자는 6바퀴로 측정했다. )를 쉼 없이 뛸 수 있는 체력이었다. 그래서 약 6주까지는 죽은 심폐력이 무리 없이 올라왔는데 7주 차는 정말이지 도저히 완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7주 차는 실패한 회차까지 해서 3번을 시도했다. 하지만 7주 차를 성공하고 나니 8주 차는 무리 없이 뛸 수 있었다. 그리고 완주를 해낼 수 있었다. 


   7주 차는 장마도 겹치고 계속 실패를 하다 보니 약간은 나 자신에게 짜증이 난 상태로 진행을 했다. 그래서 7주 차의 3회 차를 완주하고 나서는 눈물이 나서 엉엉 울면서 쿨다운을 했다. 길거리에서 울다니, 부끄럽지만이 눈물을 나 자신이 절대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성공했을 때 드는 감정의 결과라 기꺼이 받아들였다. 나는 10대 때의 영광을 20대가 되어서 이루어내지 못하게 되며 나는 앞으로 늙어갈 것이고 여기서 더 좋아지진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러닝 하는 사람들을 그저 먼발치에서 부러워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도했고 해냈다. 그래서 울었다. 


   



   6주 차에서 8주 차까지는 비가 자주 왔다. 하지만 월경 당주나 PMS 기간에는 갖가지 몸살기로 러닝을 쉬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길게는 2주까지 쉬는 기간도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몸이 좋지 않아 쉬어야 한다면 길게는 1주일까지만 쉬었으면 한다. 2주까지 쉬니 몸이 많이 굳어 다시 리셋이 되는 기분이었다. 사실 1주도 길다. 그래서 나는 PMS 증상이 아주 심하거나 도저히 오늘은 안 되겠다 싶은 날이 아니면 되도록이면 뛰었다. 완주를 못하더라도 뛰었다. 걷기만 하는 날도 있었다. 그런 회차는 또다시 하면 된다. 


   그리고 중간에 장마기간이 겹치게 되어 비가 많이 오는 날이 있었는데, 하루는 비 때문에 쉴 수 없다는 마음에 한 번 뛰었는데 되려 비 오는 날에 뛰니 더 신이 났다. 미끄러움만 주의한다면 우중러닝도 굉장히 재미있으니 한 번 시도해 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달리기 코스를 완료하고 나면 이제 무얼 해야 하지? 하는 고민이 든다. 하지만 이미 나는 30분 뛰기를 완료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이상도 가능한 사람임은 분명해졌다. 사실 내가 초반에 바랐던 지구력, 심폐력, 체력 등은 처음과 비교해서 그리 드라마틱하게 변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내 마음가짐은 분명히 달라졌다. 나는 이제 그 어떤 코스도 자신 있게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가을에는 마라톤도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어떤 일이든 마음가짐이면 해낼 수 없는 것이 없지 않을까? 나는 러닝으로 그 마음가짐을 배웠다. 오늘도 뛸까 말까 고민하신다면 과감하게 운동화를 신고 집 근처부터 천천히 달려보자. 빠르지 않더라도 나는 달리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것들은 추월하게 된다. 그 기분을 느껴보시고 목표까지 다 달린 후에 흘린 땀을 그려본다면 러닝은 충분히 즐거운 운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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