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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르망디 시골쥐 Jun 30. 2024

허송세월


방바닥에

몸을 잔뜩

밀착시키고 눕는다


똑딱거리는

시계초침만


가끔

방 안의 정적을

깰 뿐이다


쇠도

녹일 듯한

후덥지근한

날씨에


겨우

뜨거운 바람만

간간히 부는

선풍기만 쐬고 있자니


방바닥과 붙은

등에

땀이 끈적하게 맺힌다


시간을 보내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는

나는


유난히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만

바라본다


보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어


티비를 틀 일고

냉장고를 뒤적뒤적 거릴

 필요가 없다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인

나는


오늘도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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