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
몸을 잔뜩
밀착시키고 눕는다
똑딱거리는
시계초침만
가끔
방 안의 정적을
깰 뿐이다
쇠도
녹일 듯한
후덥지근한
날씨에
겨우
뜨거운 바람만
간간히 부는
선풍기만 쐬고 있자니
방바닥과 붙은
등에
땀이 끈적하게 맺힌다
시간을 보내는 것 밖에
할 일이 없는
나는
유난히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만
바라본다
보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어
티비를 틀 일고
냉장고를 뒤적뒤적 거릴
필요가 없다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인
나는
오늘도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