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5년 만이었다.
서늘한 공기가 살갗을 스치고 지나갔다. 활주로에 발을 디딘 순간, 낯선 땅의 냄새가 피부 아래로 스며들었다. 렌터카를 미리 예약해 둘 걸, 잠깐 후회했다.
하지만 남편은 그런 일에 늘 자신이 있었다.
"현지에서 거래하면 더 싸."
공항 밖으로 나서자 예상대로 호객꾼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의 눈빛은 굶주린 짐승 같았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유혹했다.
"암반 지대예요. 야생동물도 나와요. 제대로 된 차 아니면 위험해요."
가격은 하루에 천 달러부터 시작했다. 나는 인터넷에서 본 가격을 떠올리며 남편의 팔을 잡았지만, 그는 이미 다른 곳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한 소녀가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손글씨로 삐뚤빼뚤 써진 '1박 200달러'라는 글자가 다른 업체들의 현란한 간판들 사이에서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소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저기로 가자."
남편이 그 소녀에게 다가갔을 때, 나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직감이었다. 하지만 가격 앞에서 그런 감정은 쉽게 묻혔다.
승합차에는 우리 외에도 몇 명의 승객이 더 타고 있었다. 그들의 존재가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은 점점 더 황량해졌다. 마치 문명에서 멀어지는 것 같았다.
삼십 분 후, 우리는 허름한 건물 앞에서 내렸다. 그 앞에는 오래된 오프로드 차량들이 마치 폐차장의 잔해들처럼 늘어서 있었다. 녹슨 철판들과 깨진 유리창들이 황량한 햇빛을 받아 음산하게 반짝였다.
남편의 눈이 한 대의 차에 고정되었다.
"1세대 지프가 아직도 있다니."
그는 마치 오랜 연인을 다시 만난 것처럼 그 차를 바라보았다. 낡고 상처투성이인 지프 랭글러였다. 범퍼는 구겨져 있었고, 타이어는 거의 다 닳아 있었다.
"여보, 너무 낡았어. 위험할 것 같아."
그때 여직원이 우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그녀의 미소는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다. 마치 가면을 쓴 것 같았다.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 1세대 YJ예요. 시중에서는 구하지도 못하죠."
나는 남편의 옷깃을 잡아끌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이미 그 차의 마력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것도 200달러예요?"
"아니요. 이건 희귀해서 500달러예요."
순간 숨이 막혔다. 3박이면 1500달러. 우리 예산을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공항에서 다른 업체를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이미 늦었다.
남편은 벌써 계약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우리의 여권이 어둠 속 사무실 어딘가에서 복사되고 있었다.
계약서 하단, 작게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 보험료: 풀커버 3000달러
"여보, 이건 너무 과한 거 아니야?"
남편도 당황한 듯 보험은 빼자고 했다. 광활한 자연이 있는 이곳에서 무슨 사고가 날 수 있겠냐고. 남편은 이내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조용히 웃었다.
“괜찮아. 오프로드는 내가 더 잘 알아. 사고 날 일 없어.”
3000달러면 우리 항공료보다 더 비쌌다. 사고가 날 리도 없고.
하지만 그때 여직원의 얼굴에서 순간 다른 표정이 스쳐갔다.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아니면 우리를 불쌍히 여기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다.
"정말 보험 없이 가실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묘한 떨림이 있었다.
"괜찮아요. 조심히 운전할게요."
남편이 대답했을 때, 나는 그 여직원의 눈 속에서 무언가 어두운 것을 보았다.
마치 우리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계약서에 사인을 할 때, 펜이 종이 위에서 미끄러졌다. 빨간 잉크가 마치 피처럼 번졌다.
그리고 그 순간, 바람이 불어와 사무실 문이 삐걱거리며 닫혔다. 우리는 그 어둠 속에 갇혔다.
무보험으로.
직원은 계속해서 물어보았다.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한 번, 두 번, 세 번.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간절해졌다. 이 차는 전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차량이라고 했다. 사고라도 나면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고. 하지만 남편은 자신만만했다.
차키를 넘겨받는 순간, 나는 그 금속의 차가움을 느꼈다. 마치 얼음같이 차가웠다.
시동을 걸자 심장을 울리는 엔진 소리가 온몸에 진동을 일으켰다.
지나치게 큰 소리였다. 마치 야수의 울음소리 같았다.
시원하게 뻗은 들판을 달렸다. 끝이 있을까 싶은 그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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