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이 좁은 원룸을 집어삼켰다.
화연이 침대 위에서 몸을 뒤틀었다. 피부 어딘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부분이— 간질거렸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진 의식 속에서, 그녀의 손톱이 무의식적으로 팔뚝을 할퀴었다.
그때, 귓가를 스치는 가느다란 울림이 정적을 갈랐다.
윙—
눈꺼풀이 벌떡 열렸다. 짙은 어둠이 방을 질식시키고 있었고, 축축한 공기가 가슴을 짓눌렀다.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들어 조명을 켰다. 빛이 너무 약했다. 급히 최대치로 올렸다. 하얀빛이 벽을 핥았고, 천장을 더듬었으며, 커튼의 주름 사이를 기어들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것은 없었다.
모기였다. 반드시 잡아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잠은 영영 오지 않을 것이었다.
바로 그때—윙— 침대 아래에서 소리가 났다.
화연이 몸을 비틀어 침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눈을 뜨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명이 목구멍을 찢고 나왔다. 손이 급히 전등 스위치를 찾았다.
방이 밝아졌다.
침대 아래는 텅 비어 있었다.
환상이었나?
하지만 심장은 여전히 가슴 안에서 요동쳤다.
그때 무언가가 그녀의 시선을 붙잡았다. 침대 아래 구석에 낡은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사진 속에서 그녀와 연인이 함께 웃고 있었지만, 남자의 얼굴은 습기에 번져 흐릿해져 있었다.
화연은 조용히 그 사진을 찢었다. 종이가 갈라지는 소리가 정적을 갈랐다.
찢어진 사진의 감촉이 손끝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불을 끄고 다시 누웠다.
윙—
다시. 그 소리가 시작되었다.
벌떡 일어나 집 안의 모든 불을 켰다. 방충망을 하나하나 점검했고, 창문 틈새를 샅샅이 뒤졌다.
그 순간 창밖에서 누군가의 실루엣이 그녀의 집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얼굴은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블라인드를 내리려던 순간, 그림자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어서 현관에서 도어록 소리가 울렸다.
삐빅. 삐빅.
누군가 암호를 반복해 누르고 있었다. 문고리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화연은 핸드폰을 움켜쥐었다. 경찰을 불러야만 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딩동. 딩동.
공포가 척추를 타고 올라와 뇌를 마비시켰다. 화연은 구석에 웅크린 채 숨을 죽였다.
도어록이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곧 문고리를 부수고 말 것 같았다.
화연의 손톱이 무의식 중에 몸 곳곳을 할퀴어댔다. 피부에는 벌써 붉은 상처들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때 문밖에서 취한 듯한 목소리가 새어 들어왔다.
"수연아... 나 너희 집 앞인데 문이 안 열려... 어? 이사 갔어? 왜 말도 안 하고... 난 널 사랑한다고..."
그 목소리는 낯설었다. 동시에 어딘가 익숙했다.
하지만 화연의 입에서는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의식이 모기 소리와 낯선 남자의 목소리 사이에서 희미해져 갔다.
마침내 그녀는 정신을 잃었다.
새벽 네 시, 화연은 눈을 떴다. 귓속에는 여전히 윙— 하는 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분노가 혈관을 타고 번졌다. 그녀는 집안 곳곳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하수구에 락스를 부었고, 방충망을 재점검했다. 모든 틈을 메웠다.
침대 밑에서 또 다른 사진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그것을 불태워 재를 하수구에 던졌다.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커피를 내리던 화연의 눈앞에 모기 한 마리가 나타났다. 재빨리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손에 붉은 피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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