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의 사랑

by 컨트리쇼퍼


질투라는 감정의 정체성에 대해 사색할 때가 있다.

그것이 내 존재를 구성하는 원초적 DNA인지,

아니면 환경이 각인시킨 조건반사인지.

밤마다 불면에 시달리며 타인의 삶을 갈구했던 나날들이 퇴적층처럼 쌓여가면서,

나는 점점 내 존재의 윤곽이 용해되어 감을 느꼈다.


SNS의 알고리즘은 기생충처럼 내 취약점을 학습했다.

동기부여, 자기 계발, 긍정적 사고.

이 모든 키워드들이 디지털 사냥개처럼 나를 추격했다.

차단하고 신고해도 무의미했다.

알고리즘이 진화하듯, 그 메시지들도 점점 더 정밀하게 내 내면을 해부했다.

그중에서도 유독 기생적인 계정이 있었다.

<당신의 삶을 위한 오늘의 한 문장>.

그 아이디만 봐도 구토감이 솟구쳤지만, 동시에 마성적 끌림을 느꼈다.

마치 상처를 탐닉하고 싶어 하는 자기 파괴적 욕동처럼.


어느 날, 나는 그의 과거 게시글을 전면해부하기로 했다.

스크롤을 내리는 손가락이 경련을 일으킬 때까지,

마치 범죄수사관이 증거를 찾듯 그의 디지털 유령을 추적했다.

그리고 4년 전, 가장 심연에서 발견한 것은 예상을 산산이 깨뜨렸다.


'죽기 전, 마지막 글을 남긴다. 모두 잘 살아라! 좇같은 것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현재의 그가 얼마나 가식적인 가면을 쓰고 있는지를.

하지만 더 섬뜩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3개월 후에 올라온 글에서,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변해있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어렵지 않다. 내 마음만 바뀌면 그만이다. 그럼 온 우주가 변한다.'


사람이 정말로 이렇게 급작스럽게 변할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이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자기기만일까?

나는 그의 정체를 알고 싶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그 후 일주일 동안, 그의 글들이 내 피드를 점령했다.

차단을 해도, 계정을 삭제해도, 바이러스처럼 끊임없이 증식했다.

마침내 인내의 한계에 도달한 나는 직접 메시지를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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