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은 언제부터 서 있었을까.
문명이 끝나는 곳.
산등성이 너머로 홀로 서 있는 건물을 처음 본 것은 엄마가 죽은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부고 신문 사이에서 발견한 작은 광고. '오해의 집'.
그 아래 희미하게 적힌 주소는 분명히 엄마의 필적이었다.
마치 저승에서 보낸 편지처럼, 잉크가 번져 흐릿해져 있었다.
오해라는 단어가 묘했다.
오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자랄 수 있는 것인데, 집이 어떻게 오해를 품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집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오해인 걸까.
오해를 받는 집, 오해를 주는 집, 오해를 수집하는 집. 어떤 해석이든 서늘했다.
낮에 찾아간 오해의 집은 깊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창문들은 검은 종이로 가려져 있어 마치 눈을 감고 있는 얼굴 같았고,
마당에는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검붉은 장미 덩굴들이 뒤엉켜 자라고 있었다.
그 장미들은 아직 피지 않은 채로 가시만 날카롭게 세우고 있었고, 어딘가 불길한 기운을 풍겼다.
폐가처럼 보였다.
하지만 해가 기울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자, 그림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기한 건 그들이 모두 똑같은 걸음걸이로 집을 향해 걸어온다는 것이었다.
보이지 않는 실에 이끌리는 인형처럼, 일정한 속도와 간격을 유지하며.
그리고 누구도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 않았다. 시선은 오직 발끝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엄마의 유품 중에서 나는 이상한 회색 천 조각을 발견했다.
거친 질감에 낯선 냄새가 배어 있었다. 땀냄새, 그리고 그보다 더 깊고 짙은 무언가의 냄새.
두려움이 응축된 냄새였다. 나는 그 천 조각을 가슴에 품고 다시 오해의 집으로 향했다.
해질 무렵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 교복을 입은 앳된 소년, 지팡이를 짚은 노인.
그들은 현관에서 관리인으로 보이는 여자로부터 똑같은 회색 작업복을 받아 입었다.
옷을 갈아입는 순간, 그들의 개별성이 지워졌다.
명품 정장도, 교복의 교표도, 할머니의 꽃무늬 블라우스도 모두 회색 천 아래 사라져 버렸다.
나는 관찰했다. 수풀에 숨어 창틈으로 내부를 들여다보았다.
그들은 춤을 추고 있었다. 아니, 춤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절망적인 몸짓들이었다.
음악도 없이, 그들은 각자의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바닥에 엎드려 기어 다녔고, 어떤 이는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땀과 눈물이 회색 작업복에 얼룩을 만들었다.
가장 기이한 것은 그들의 얼굴이었다.
고통에 일그러져 있으면서도, 동시에 어떤 해방감 같은 것이 스며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억눌러왔던 무언가를 드디어 토해낼 수 있게 된 것처럼.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소년이 있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그 아이에게는 계속해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썩은 꽃 같은, 달콤하면서도 역겨운 향기.
그 아이에게 접근하기는 쉬웠다.
이미 충분히 외로운 아이였고, 나는 친구가 되어주는 척하기만 하면 되었다.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가까워졌다.
"넌 왜 그 집에 가?"
어느 날 용기를 내서 물어봤다.
아이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 조용히 대답했다.
"사람들이 날 미워해. 엄마 때문에."
"엄마가 뭐 하시는데?"
"무당이었어.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죽였거든."
아이의 목소리는 마른 나뭇잎처럼 바스락거렸다.
나도 엄마가 죽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차마 그 말까지는 하지 못했다.
같은 상처를 가진 우리였지만, 나는 그 말을 목구멍 깊숙이 다시 삼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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