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이 없다는 것은 어떤 종류의 저주일까. 나는 그 저주에 걸린 채로 살아왔다.
열두 살의 나는 도서관의 한구석에서 자서전들을 탐독하며 미래를 설계했다.
성공한 누군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 시절의 나에게 노력은 만능열쇠였고, 재능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보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벽은 점점 높아졌다.
고등학교에서 재능의 한계를, 스무 살에 운의 잔혹함을 알았다.
나보다 덜 노력한 친구들이 모두 대학에 가는 동안, 나만 뒤처졌다.
재수, 삼수, 반수, 편입, 대학원.
나는 마치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살았다.
새 옷을 입으면 될 일을 굳이 낡은 옷의 단추를 고집했다.
어느 날 그 단추는 툭 떨어져 버렸고, 나는 그것조차 모른 채 살았다.
아마도 어딘가의 흙 속에서 천천히 부식되고 있을 것이다.
서른이 되어서야 나는 내 안의 질문과 마주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때 떠오른 것은 열두 살 때 읽었던 그 책이었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한 여자가 유토니아 대학교에 전액장학금으로 입학한다는 이야기.
나는 평생 그 여자처럼 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책이 보이지 않았다.
집 안을 뒤져도, 초등학교 도서관을 뒤져도 찾을 수 없었다.
인터넷 검색에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그 책이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대학 입학 면접에서 교수는 물었다.
"왜 이 나이에 대학에 오려고 하나요?"
"어떤 여자처럼 되고 싶어서요."
"그 여자는 뭘 했는데요?"
"유토니아 대학교에 입학했어요."
"그 이후에는요?"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 이후의 삶을 몰랐으니까.
그리고 교수는 차갑게 말했다. 유토니아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무너져 내렸다. 내가 평생 믿어왔던 신념의 근거가 허상이었다는 것을.
하지만 면접장을 나서는 나를 붙잡은 교수는 더 충격적인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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