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이 되어서야 깨달았다.
시간이 내 몸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을.
걸음걸이는 예전의 탄력을 잃었고,
호흡은 점점 느려졌으며,
피부는 더 이상 스스로를 치유하지 못했다.
이 모든 변화가 내게 말하고 있었다.
너는 늙고 있다고.
결혼은 삼십 대 초반에 끝났다. 정확히는 1년 만에 끝냈다.
결혼생활이라는 제도 안에서 나는 질식하고 있었다.
아이는 낳지 않았다.
그때는 그것이 선택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두려움이었을지도 모른다.
실패에 대한, 또 다른 책임에 대한.
사십까지는 연애에 무관심했다. 아니, 무관심한 척했다.
감정을 주고받는 일이 지겹다고, 그것이 단순한 감정 소모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오십이 되었을 때는 더 극단적이 되었다.
여자로서의 매력이 끝났다고 단정했다.
사회가 만들어낸 편견 속에 나를 가두었다.
아무도 나에게 그렇게 살라고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오십 중반, 외로움이 찾아왔다. 그것은 갑작스럽지 않았다.
마치 지하수가 서서히 스며들듯이, 일상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왔다.
친구들은 각자의 인생 드라마에 몰두해 있었다.
자식들을 키우고, 결혼시키고, 딸과 여행을 떠나고, 가족이라는 작은 우주를 돌보는 일로 바빴다.
나는 그 모든 것의 바깥에, 마치 우주 공간에 홀로 떠 있는 위성처럼 존재했다.
육십이 되자, 친구들이 여행을 가자고 했다. 아이러니했다.
그들이 바쁠 때는 혼자였는데, 이제 시간이 생기자 함께하자고 했다.
어디로 갈지 정하는 데만 한 달이 걸렸다.
국내냐, 일본이냐, 중국이냐, 동남아냐.
나는 유럽을 원했다.
죽기 전에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친구들은 모두 반대했다.
결국 제주도로 정해졌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혼자라도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
친구들은 나를 미쳤다고 했다.
"이십 대도 아니면서 배낭여행이라니."
"패키지여행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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