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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트리 쇼퍼 Jul 16. 2023

요즘 날씨에 필요한 건 팥빙수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빙수야 팥빙수야 녹지 마 녹지 마


나는 몇 년 전부터 팥빙수에 엄청나게 중독되었다! 

요즘에는 한국을 떠나기 전, 어떻게든 1일 1 빙수는 먹으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동네를 가면 지도앱을 열어 팥빙수 집을 찾아보고는 그곳으로 향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팥을 직접 만드는지와 그리고 우유 얼음이냐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런 고급스러운 팥빙수를 팔기도 한다. 장식 같지만 진짜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캔모아라는 빙수집을 참 많이도 갔었다. 

흔들 그네 의자와 꽃무늬의 샤랄라 한 인테리어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들의 감성을 취향 저격한 아지트였다. 


그때 우리는 어느 누구도 부르지도 않는 7 공주라고 칭하며, (본인들이 정말 공주인 줄 알았다!) 

캔모아에 매일같이 들려, 빙수 하나를 시켜서 나눠먹고, 토스트를 무한 리필로 먹곤 했다.

그 시절의 캔모아는 발 디딜 틈 없이 항상 꽉 차있었다.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는 토스트와 생크림이다. 

메뉴판에는 있지는 않지만, 빙수를 시키면 함께 딸려오는 디저트다!

따끈한 토스트에 달짝지근한 생크림을 듬뿍 발라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사장님이 싫어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정말 말 그대로 무한리필을 했기 때문이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때의 사장님들은 신기할 정도로 우리에게 싫은 티 한번 내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우리들을 반겨주었다. 

넉넉한 인심과 정이 참 좋았다. 그래서 매일같이 찾아가곤 했던 것 같다.  

그런 좋은 기억 때문이었을까?




난 그때부터 빙수를 참 좋아했다. 중독 그 자체였다. 

어릴 때만 해도 과일빙수를 좋아했다. 

시럽의 달달한 맛과 통조림 과일의 환상적인 조합. 

캔모아 빙수집은 내가 용인시 수지에 살 때 많이 갔던 곳이었다. 

나의 추억과 맛집들이 함께 했던 곳. 

하지만 이제는 캔모아 빙수집은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 


그런데 몇 년 전에 길을 걷다가 우연히 캔모아 빙수집을 발견했었다.  

그래서 나는 추억을 따라 당장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공주풍 인테리어는 여전히 똑같았다. 

나는 바로 과일빙수를 시켰다. 

"음~ 시럽맛..." 

토스트도 생크림에 풍덩.

'어라? 이 맛이 아닌데?' 

나는 한 접시를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겼다. 

어릴 때는 그렇게 좋아했던 빙수였는데... 이제는 다 먹지도 못한다.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참 바뀌었다. 

옛날에는 팥이 들어간 음식조차 못 먹었는데 이제는 팥빙수를 찾아 헤맨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오랜만에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를 들렸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살았던 곳이었다.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때 당시에도 신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살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잘 갖추어진 동네가 되었다. 그만큼 집값도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  

옛날에는 하천이 이렇게 잘 정비도 안되어 있었는데 이제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때의 감성이 그립다. 


어릴 때의 나를 찾고 싶어서 초등학교도 들려보았다. 

그렇게 커 보였던 초등학교는 언제 이렇게 작았나 싶게 작아졌다. 

아니다. 내가 그만큼 큰 거겠지? 



살기 좋은 동네란 어떤 곳일까?

컨트리 쇼핑에 관한 글을 쓸수록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된다.  

어릴 때도 나는 우리 동네가 살기 좋다고 생각했다. 

신도시였고, 우리 나이 또래가 많았다. 

그래서 난 아직까지도 그때 만난 7 공주 친구들과 21년이 지난 지금도 친구로 남아있다. 

이렇게 좋은 동네, 좋은 집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도 해준다. 

나에게 좋은 동네란 그런 추억이 있는 곳이다. 


다시 찾은, 내가 살았던 우리 동네는 여전히 좋았다.

좋은 추억과 기억이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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