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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트리 쇼퍼 Feb 27. 2024

그렇게 해고가 쉽나요?

순탄치 않은 해외살이

이 이야기는 남편의 이야기다. 


네 번째 해고.

5개월간 잘 다니던 일터에서 남편이 하루 만에 해고가 되었다.  

호주에서는 하루 만에 해고가 이루어진다. 

그렇게 해고가 쉽나요?

묻고 싶었다. 


이런 일이 호주 와서 무려 네 번째다. 

고용주가 봤을 때, 아니면 단칼에 잘라버린다. 

그렇지만 이번 경우는 너무했다.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전까지만 해도 사장은 직원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파티도 초대했었다. 

물론, 부부동반이었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레스토랑 예약이 되어 있는 코스였다. 

사장은 남편에게 항상 물었다. 

"크리스마스 파티 기대되니?"

"네가 계속 여기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6개월이 되기 전에, 

이민성에 메일을 보내, 한 고용주 밑에서 6개월 이상 일할 수 있게 메일을 보낼 예정이었다.

지나친 상상이며, 시간낭비인 걱정이었다는 것을 브리즈번에 다시 돌아왔을 때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2주간의 크리스마스 홀리데이를 하고 브리즈번으로 돌아왔는데, 사장의 태도는 정말 예전과는 180도 바뀌었다고 했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냉랭해졌다는 것. 

남편은 이 주간 사장의 눈치를 보았다. 

그리고 밤 10시. 

적막을 깨는 핸드폰 문자 알람 소리가 울린다. 


남편은 말했다. 

인간의 직감은 대부분 맞다. 

문자를 보기 전에도 벌써부터 사장의 연락일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사장의 연락이 맞았다. 


내용인즉슨 이러했다. 

"너를 해고할 것이다. 내일 아침에 너의 짐을 가져가라."

남편은 굉장한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 우리는 별안간 백수부부가 됐다. 

더 이상 호주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다. 

한 달에 220만 원 가까이하는 월세를 내기에도 벅찼다. 

모아둔 돈을 깎아먹고 있었다. 


그래서 호주를 당장 떠날 생각으로, 여러 사이트에 렌트 양도 글을 올려보았다. 

그래도 집은 나가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남편은 일에 지원했다. 

불행하고도, 힘든 나날이 한 달간 계속되었다. 


역시 해외살이는 순탄치 않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은 가끔 나에게 연락이 와서, 근황을 물어본다. 

"해외에 살아서 좋겠다."



하지만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다는 것이 8개월 차 워킹홀리데이 신혼부부의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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