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함께 찾아오는 화병

성난 사람들 (비프)

by 컨트리쇼퍼


장마가 올 때마다 사람들은 화병을 함께 몰고 오는 것 같다.

울화통,

분노,

짜증,

누구 하나라도 걸리기만 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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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지수가 올라가서 그런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화가 많아서 그런 걸까?

어제부터 장마가 시작돼서 그런지, 퇴근길 버스정류장에 유독 사람들이 많았다.

서로의 우산이 부딪히고, 우산 끄트머리가 서로의 어깨를 거슬릴 정도로 치고,

비는 옷과, 신발, 양말을 적신다.

버스를 올라탈 때, 어떻게든 비를 맞지 않기 위해서 우산을 끝까지 사수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버스 줄은 길어지고,

그걸 못 참는 이가 나타나 새치기를 한다.

하지만 그걸 그냥 넘어갈 순 없다.


왜?


거슬리니까.

가뜩이나 습하고, 짜증난데,

퇴근길은 지온인 데다가 저 사람의 새치기가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니다.

한마디 하는 젊은 남자.

새치가 한 사람은 나이 든 중년 여자.

“새치기 좀 하지 맙시다. 다들 기다리고 있잖아요.”

중년 여자는 그 젊은 남자의 말이 거슬렸나 보다.

싸움이 시작됐다.

버스 안은 이미 만원.

사람들은 꽉꽉 들어찼는데, 에어컨은 틀지 않았다.

여러 가지 냄새가 코안을 찔렀다.

이제 그 중년 여자의 반격이 시작된다.

마침, 그 젊은 남자가 자기 앞에 떡하니 앉아있다.


일부러 우산으로 의자를 툭툭치고, 창문을 소리 나게 억지로 닫으면서, 화를 내기 시작한다.

“새치기 뭐? 내가 새치기를 했다고?”

쌍욕은 덤이다.

주변사람들은 그 중년 여자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이제 그 중년 여자는 다른 시빗거리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을 둘러본다.

한놈만 잡히기만 해 봐라!

그런 눈빛이었다.

뒤에 타고 있던 나와 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러더니 욕을 남발하기 시작한다.

뭐가 저 아줌마를 그렇게 화나게 했던 걸까?

이젠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승객이 그 아줌마 옆에 앉는다.

이제 그 분노의 대상은 옆에 탄 사람이다.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그 사람의 분노가 내 안에 새겨져 있었다.

퇴근길뿐만 아니라, 오늘 아침에 운동을 할 때도 분노를 참지 못한 사람을 봤다.

여름이면, 특히 더하다.

분명 겨울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유독 내가 너무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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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네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성난 사람들(비프)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내 안의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그 분노를 표출할 때,

또 다른 분노가 만나,

엄청난 갈등을 초래하는 드라마.


드라마가 아니었다.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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