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완벽한 음치였다.
할아버지 환갑잔치 무대에서 처음 알았다. 그전까지는 몰랐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무대에 올라 당당히 첫 소절을 뗐는데, 박자가 엇나갔다. 멜로디가 제멋대로 흘러갔다. 노래는 끝까지 부르지 못했다. 무대 아래로 내려오자 엄마가 말했다.
"넌 음치야. 다신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지 마렴."
그 말이 내 목구멍에 박혔다. 가시처럼.
십 년이 지나 음악시간, 옆자리 친구가 물었다.
"넌 왜 노래를 안 불러?"
"난 음치거든."
"그래도 불러봐."
순간 교실의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아이들이 웅성거렸다.
노래해, 노래해.
십 년 만에 입을 열었다. 쇳소리가 나왔다. 당연한 일이었다. 십 년 동안 노래를 부른 적이 없으니까.
아이들이 비웃기 시작했다. 그 속에 짝사랑하던 남자아이도 있었다. 나는 도망쳤다.
그날부터 매일 노래방에 갔다.
회사가 끝나면 곧장 노래방으로 향했다. 목이 쉬도록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여전히 쇳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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