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최초의 법 해석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장기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by 코트워치

이번주 목요일(12일) '중대시민재해 1호'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청주 법원 앞이 카메라로 북적였고, 아주 오랜만에 방청석 자리가 부족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1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자들을 시민재해치사(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해당 혐의로는 최초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뿐 아니라, 중대시민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도 규정합니다.


이때 법의 적용을 받는 '공중이용시설'이나 '공중교통수단'의 종류는 법령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제방


2023년 7월, 청주 미호강교 공사 현장에서 '제방'이 무너졌습니다.


국가하천 제방은 시설물안전법이 정한 '시설물'이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한 '공중이용시설'입니다.


거칠게 말씀드리면,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의 최고 책임자에게 '공중이용시설'에서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행할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청주시장, 건설사 대표 등이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에서 있었던 일은 기사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방음터널


2022년 12월,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대한 검토가 있었지만, 재판에 넘겨진 건 도로관리업체 실무자 선에 그쳤습니다.


도로터널철도터널은 시설물안전법상 '시설물'이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 '공중이용시설'이 됩니다.


하지만 고속도로 위에 방음벽을 덮어씌워 만든 방음터널은 이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거리


2022년 10월, 서울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거리'에서 압사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때도 법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거리, 일반도로가 법이 정한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직 사고조사 중인 서울 강동구 싱크홀사고(2025년 3월)도 마찬가지 이유로 법 적용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처럼 법령에 시설들을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이렇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하차도


오송 참사의 최초 원인은 '무너진 제방'이었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진입이 통제되지 않은 지하차도'였고요. 지하차도 또한 제방처럼 '공중이용시설'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검찰은 지하차도 안전관리체계를 미구축한 책임을 충북도지사에게 묻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시스템이 없어서' 통제되지 않은 건 아니라는 건데요. 유가족 등이 처분에 불복해 검찰에서 다시 검토 중입니다.


'중대시민재해 1호' 재판.


최초의 법 해석을 두고 치열한 싸움이 장기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김앤장, 율촌 등 대형 로펌이 참여하고요. 여러모로 어려운 재판이 되겠지만, 열심히 취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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