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코트워치] 세 번째 10월을 지나며

by 코트워치

코트워치의 첫 기사가 나간 날짜는 2023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주기 날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재판기록'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점의 영향인지 지난 2년간 코트워치는 사회적 참사, 산업재해 사건 등 누군가의 죽음과 연관된 사건들을 주로 취재해 왔습니다. 따로 합의한 적은 없지만, 작은 조직에 주어진 한정된 시간과 자원이 주로 재난·참사와 연관된 재판을 지켜보는 데 쓰였습니다.


그렇게 2년. 사실 지나온 시간이 잘 체감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재판이 시작되고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2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 것 같기도 합니다.



*실패를 통과하는 일


코트워치의 최근 관심사는 '생존 전략', '돌파구' 같은 다소 현실적인 키워드들과 맞닿아 있습니다.


언론사지만 스타트업이기도 하고, 비영리 조직이지만 수익은 만들어야 하는, 크고 작은 딜레마 속에서 어떤 결정과 전략이 필요할까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연휴를 보내며 "실패를 통과하는 일(박소령, 2025)"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조선일보에 실린 저자 인터뷰를 읽고 이 책이 콘텐츠 스타트업의 '실패'와 '끝'을 다룬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결이 좀 다르지만, '콘텐츠'를 다루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곳의 시작과 끝이 궁금했습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지점은 저자가 스타트업을 운영한 10년 동안 쌓아 올린 하나의 거대한 '경험'의 총체였습니다. 그것은 어떤 도전이 가져다주는 어려움과, 그 어려움에 맞서면서 알게 되는 여러 가지 깨달음, 원칙, 진실 등이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다양한 참고 자료와, 의사결정에 관한 팁도 도움이 됐지만, 우리가 겪는 긴 고민의 과정이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가져다주는 위안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힘차게 업무로 복귀하는 데에도 도움을 받은 것 같고요.


98444_3045007_1760692956845591344.jpg (이 소제목을 읽으며 코트워치를 만들기로 결정했던 때의 '아무 이유 없는' 자신감을 떠올렸다.)



*곁에 두고 싶은 법원 미디어


'곁에 두고 싶은 법원 미디어'는 올해 초에 코트워치가 정했던 매체의 '비전' 중 하나입니다.


구성원 두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표현이었습니다. 결국 자주 읽고, 자주 찾게 되는 미디어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 곳이고,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곁에 두고 싶은' 곳이 된다는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추상적이지만, '코트워치'도 독자들에게 그런 미디어가 되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법원에 관한 콘텐츠를 전하는, 신뢰할 만한 미디어를 지향하며 기획을 만들고, 취재를 이어왔습니다.


창간 2주년을 앞두고 우리가 상상하고 바랐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무엇을 바꾸고 시도해 보면 좋을지 되짚어보게 됩니다.


코트레터를 꾸준히 읽어보시는 독자 분들은 어떤 미디어를 신뢰하시는지, 그 바탕에 있는 기준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언젠가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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