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법원을 공격하다

그들은 곧 돌아올 겁니다.

by 코트워치

안녕하세요. 긴 연휴의 첫날입니다.


코트워치는 어제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법원을 공격하다 시리즈를 시작했습니다.


뉴스레터로 몇 번 전해드렸지만,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서울서부지법에서 '폭력 난동' 재판을 취재했습니다.


재판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열렸습니다. 저와 김주형 기자 둘 다 재판이 겹쳐서 못 간 날도 있지만, 최대한 전부 취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재판이 세 개 이상 겹치는 날에는 협업할 분을 찾아볼지 고민해 봤지만, 일단은 중요도를 따져 저희 선에서 가고 있습니다. 다른 기자가 아무도 안 오는지, 연대하는 유가족분이 있는지, 증인신문 등 그날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를 고려해서요)


이 재판은 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피고인이 워낙 많아서 재판 초반에는 중계법정 화면으로 봤는데요, 그룹을 나눠 진행하면서 재판이 열리는 법정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 법정에 올라간 날이 생생합니다.


4월 28일, 자리가 남는다고 해서 중계법정에 있던 피고인 가족들과 함께 법정으로 올라갔습니다. 수의를 입은 피고인들이 방청석 중간까지 빽빽하게 앉아 있고, 뒤에는 교도관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어쩐지 좀 무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날은 유튜브 라이브 영상을 재생했습니다. 유리 깨부수는 소리, 뭔가 내리치는 둥둥둥 소리가 법정에 크게 울렸습니다. 법정에서는 조용하게 방청석에 앉아 있는 피고인들 중 일부가 저렇게 폭력적인 대열에 있었다는 사실이 이상했습니다.



법원에 대한 이의


재판장은 "재판이라는 게 본인의 억울한 사연을 판사 앞에서 말씀하시는 거다"라고 했습니다.


재판장은 매번 재판이 끝날 때마다, 피고인들이 증인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다고 할 때마다, 발언 기회를 줬습니다. 그들 발언을 듣다 보면,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물론 전부가 그런 말을 한 건 아닙니다. 재판 초기부터 혐의를 인정한 그룹도 있습니다.


이와 달리, 혐의를 부인하고 영상 증거에 이의를 제기한 피고인 그룹은 재판이 자주 열렸고, 그 그룹에서 아래와 같은 발언들이 나왔습니다.


"저희가 힘이 없어서, 마음에 안 드는 결정을 했을 때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소시민이었던 것을 사과드립니다. (중략) 저희가 법원에 들어간 건 판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들어갔는데, 그 판사를 청문회에 부를 수도 없고 탄핵한다고 할 힘이 없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일반적인 재판을 받고 싶을 뿐입니다. 5·18 또한 폭도라고 했지만, 지금은 유공자라고 합니다. 모든 재판에 대해서 빠짐없이 기록하고 싶습니다. 이 재판 기록은 반드시 역사에 남을 거라고 생각하고 (공정한 재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재판을 지켜보며 이들이 재판부의 판결을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1년이든 2년이든 선고받은 형을 다 살고 나왔을 때, 반성보다는 법원이나 사회에 대한 반감과 적개심만 커지는 게 아닐까, 그게 더 큰 위험으로 돌아오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었고요.



진격의 변호사들


저는 이 사건을 무료 변론하겠다고 나선 변호사들이 정말 위험한 존재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변호인이 검사와 공방을 벌이는 일은 일반적이지만, 이 변호인들은 재판장과도 싸웁니다. 기록에 '싸움', '또 싸움', '계속 싸움'이라고 써올 정도로요.


지난 6월 16일, 한 피고인이 질문을 했고 증인은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변호인이 바로 끼어들었습니다. 이런 '끼어들기'를 계속 반복했기 때문에 재판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변호인: (증인에게) 평가하지 마시고 팩트를 말씀하세요.


재판장: 아니 변호인이 왜 평가를 하세요! 답변 나올 때마다! 이하상 변호인, 재판에 좀 협조를 해주십시오.


변호인: 지금 협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재판장: 지금 이게 협조입니까. 변호인이 한 질문도 아니고, 피고인이 하신 질문인데 왜 끼어들어서! 일단 듣고 발언 기회를 얻어서 하십시오.


변호인: 저는 피고인을 도와주고 있는 겁니다!


(싸움)




중계법정에서 피고인 가족들이 '진격의 변호사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채널에서 이 재판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요.


'진격의 변호사들'의 이하상, 유승수 변호사는 현재 김용현 전 장관의 변호인이기도 합니다. 지귀연 재판부의 내란 재판에서도 위와 같은 행태를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서울서부지법 재판보다 방청객이 훨씬 많다는 건데요. 저는 제 옆에서 재판을 열심히 듣는 사람들, '진격의 변호사들'에게 환호하는 사람들, 김용현 전 장관이 법정에 들어오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저도 따라 일어날 뻔한 적도 있습니다..)을 보며, 이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기사를 통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나날이 고민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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