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자 총회(COP30)가 열렸습니다. 어제(11월 21일)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정부는 총회에서 2035년까지 한국 온실가스 배출량을 얼마나 줄일지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2018년 배출량 대비 53%에서 61% 감축'.
한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배출한 온실가스를 일부 흡수하거나 제거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산업과 (에너지)전환, 수송, 건물 등 사회 전반에서 배출 자체를 줄여야 합니다.
정부는 11월 10일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의결, 11월 1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2035년 감축 목표를 결정했는데요. 시계를 두 달 전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정부 한계' 지적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지난 9월 17일 오전 9시 45분.
넓은 법정의 높은 법대에 앉은 재판장이 "바로 프리젠테이션 하시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정부의 '2035년 감축 목표 결정'을 멈추려는 가처분 사건이었습니다. 변호인은 모니터에 발표자료를 띄우고, 가처분을 왜 신청하는지 설명했습니다.
이 가처분은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법률¹이 2031년 이후 감축 목표를 정하지 않아 기본권인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목표를 대강이라도 '법'에 정하지 않고, '정부 재량'으로 두는 건 충분하지 않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정할 때, 단기적일 수도 있는 정부의 상황 인식에만 의존하는 구조로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적극성 및 일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²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어떻게 감축할 건지 '법'에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감축 경로를 계획하는 것은 매우 높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에 해당하므로 (...) 헌법 외에 가장 높은 수준의 사회적 합의를 반영하는 규범인 ‘법률’에 직접 규정되어야 한다."³
위 결정을 근거로, 당시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던 시민 3명이 가처분을 신청했고, "(정부 결정 이전에) 입법자인 국회가 먼저 법률로 감축 경로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입법부보다 먼저 결정하고 제출해버리면, 이후에 입법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이미 설정·제출된 2035년 감축 목표를 전제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법원은 11월 10일 가처분을 각하했습니다.
'소송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지 못해 내용을 판단하지 않고 종료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의 신청이 '민사소송 가처분' 절차에 형식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정부의 2035년 감축 목표를 두고, '하한선(53%)이 실질적 목표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상한선(61%)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 필요'라는 촉구가 함께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건 국회 입법일 텐데요.
국회에서는 정혜경 의원안(65%), 서왕진 의원안(65%), 박지혜 의원안(65%), 이소영 의원안(61%), 위성곤 의원안(60%) 등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정부 발표 이후 발의된 윤준병 의원안은 55%로, 이전에 발의된 다른 의안들과 비교할 때 목표 수준이 낮습니다. 앞으로 국회에서 어떻게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정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¹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제8조 제1항.
² 헌법재판소 2024. 8. 29. 선고 2020헌마389 등 결정.
³ 같은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