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복교사 #베네수엘라 #학교급식법 #아틀라스
오늘은 조금 다른 구성의 코트레터를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시사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터뷰(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언론보도를 일일이 확인한다는)를 볼 때마다 "대단하다", "부럽다",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같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요.
뉴스 모니터링에 강제성을 더하기 위해 구글 스프레드시트 함께 쓰기, 메신저에 별도 방 만들기 등을 시도해 봤지만, 흐지부지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그때 급한 마감, 재판 일정이 있으면 우선순위에서 밀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독자분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저희가 눈여겨본 소식들을 모아놨다가 종종 전해드리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이슈와 사법이라는 주제가 연결되는 지점을 한 스푼 얹어서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①이달의 판결:
학내 성폭력 문제제기한 교사 '공익신고자'로 본 법원
학내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피해 학생 보호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전보·해임 처분을 받았던 지혜복 교사가 승소했습니다. 1월 29일, 서울행정법원은 서울시교육청의 전보 조치는 '신고로 인한 불이익'에 해당해 '전보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르면 '공익침해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공익신고를 한 사람에게 해임, 전보 등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학내 성폭력 신고 과정에서 학교의 잘못으로 피해자 신원이 노출된 것은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며, 이를 바로잡고자 문제를 제기한 지 씨를 '공익신고자'로 봤습니다. 공익신고 이후 2년 이내에 결정된 전보 조치는 '공익신고에 따른 불이익'으로 추정되므로 '전보는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확정됐지만, 해임처분 취소소송 등 지혜복 교사가 복직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법적 절차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②이달의 발언:
"베네수엘라 영상 보고 충격받았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1월 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법에 기반한 세계질서를 뒤흔드는 사태에 대해 아카네 도모코에게 물었습니다.
아카네 도모코는 일본인 최초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입니다. 2023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게 전쟁범죄 혐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재판관 중 한 사람으로, 이후 러시아 수배명단에 이름이 올랐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은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했고, '무고한 러시아 시민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은 혐의' 등으로 2025년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아래는 아사히신문 원문 일부입니다.
"법의 지배보다 손쉬운 정의가 퍼지는 것을 우려한다. 복잡한 절차는 귀찮으니, 힘 있는 누군가가 정의를 실현하면 된다는 생각이 확산하면 어떻게 될까. '법의 지배 같은 건 필요없다'는 논쟁에 전 세계가 '그건 안 된다'고 나설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흔들리고 있다. 정치가 결정하고 사법은 복종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에 의해 ICC의 독립성이 위협당하고 있다."
③이달의 법안:
학교 급식 노동자 '안전관리 공백' 채워질까
1월 29일, 학교급식법이 개정됐습니다. 학교 급식 노동 현장에서 오랫동안 반복된 인력 부족, 안전관리 공백 등을 해결하기 위한 틀이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과된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학교 급식 노동자 1인당 '적정 식수 인원'(노동자 1명이 급식을 준비할 때 맡아야 하는 학생 수)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근거로 배치 기준을 수립할 것, ②정부·지자체가 급식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 ③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에 영양교사를 2명 이상 배치할 것, ④식품 관련 법령 위반 업체의 경우 입찰참가 제한 등 제재를 둘 것.
이번 개정안에서 중요한 지점은 '학교 급식 종사자'(조리사·조리실무사 등)를 법률에 정의해 보호의 대상을 명확히 했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인력 배치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여 각 시·도 교육청이 급식 인력 운영 기준을 잘 지키고 있는지 공식적인 지표로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④이달의 기술:
현대자동차와 로봇 아틀라스
1월 열린 CES 2026(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 아틀라스가 뜨겁습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아틀라스의 진짜 의미는 성능이 아니라, 운영 목적의 명확성에 있다. 휴머노이드가 '될 수 있다'라는 증명이 아니라, 휴머노이드를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는 전략이 처음으로 명확해진 사례"라고 짚었습니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 공정에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현대차노조는 "노사합의 없는 일방통행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아틀라스와 관련된 법적 분쟁이 본격화한 건 아닌데요, 조금 특이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①휴머노이드 도입 시 남는 인력을 해고할 수 있는가, ②노조가 이를 이유로 파업할 수 있는가를 따졌고, 기사의 결론은 ①기업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가 아니라면 해고가 어렵다, ②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합법 파업' 인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사건을 조명합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승리는 바둑에 대한 관점과 바둑계를 바꿨고, 바둑이 곧 삶이었던 사람들에게 갑작스러운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무턱대고 풀어놓기 전에 '그 기술이 망가뜨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검토와 합의가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아틀라스를 둘러싼 논쟁 역시, '아틀라스가 망가뜨릴 수 있는 것들'을 따져보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의해 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논쟁이 법적 분쟁이 되어 법정으로 넘어가기 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