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코로나 시국 원격 교육 실태 조사를 거치면서 교사들의 수업 적극성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실시간 줌 수업 압박이 있었고, 청와대까지 올라간 원격수업 민원에서 보듯 교원 역량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수업과 소통 면.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학교교육을 믿고 따르고 싶어도 교사 간에도 뚜렷한 역량 격차가 있기 때문에 그 차이가 심각하다고 판단이 되는 순간 이게 학교 수업이냐부터 시작해서 교사 처우 문제까지 다 연결해서 비판을 잇는다.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교사를 만났을 경우 버리는 1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유가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다. 나도 학부모라 일정 부분 이해도 된다.
여기서 교사들이 꼭 생각하고 넘어갈 지점은 교사란 직업 자체가 매우 공개적인 직업이라는 것이다. 이 부담은 퇴직하는 순간까지 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교사의 삶 자체만으로도 학생들에게 교육과정이 될 수 있음도. 이건 꽤 큰 부담이요, 책임이다. 공개석상에 올려져 있는 만큼 내 삶을 성찰하고 또 사회의 변화 물결을 수용하는 개방적인 자세는 필수적이다. 자신의 성향이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거부할 수 있는 직종이 아니다.
또 한 가지는 자율성, 교사별 교육과정이라는 미명 하에 우리 스스로가 전문가 집단이라고 외치지만 그럼에도 국가직이라는 포지션, 학교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권위 속에서 오랜 기간 보호를 받고 살아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 내에서 더이상 숨어살 수 없는 직종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전문가는 자기 관점과 통찰이 분명히 있고 그에 따라 일관성 있게 결정하고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다. 결정 능력과 실천이 그 핵심이다. 사실 나도 순간순간 느끼는 것이기는 한데 어떤 무너지지 않는 거대한 틀(국가, 학교)이 나를 보호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결정 능력을 발휘하거나 실천을 굳이 하지 않고 시키는 것만 하고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 그게 하나의 행동 특성으로 자리 잡게 될 경우 보호막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고 편해질 구석만 찾게 되는 게 사람 심리다.
이제는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다.
내가 이 폐쇄적인 조직 안에서 시키는 일만 하면서 마음속 성찰 정도로 교사라는 직업을 꽃길 걷듯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개 석상에 나와 있는데 나를 다른 사람이랑 비교하지 말라 따위의 말로 입막음을 언제까지 할 건가. 이제 학교 밖과 안 사이의 담을 허물 수밖에 없는 시대다. 자율성에는 늘 그렇듯이 막강한 책임이 따르고 시대를 읽지 않으면 자율성은 방종으로 순식간에 변할 수 있다.
모르면 묻고 알면 나누는 문화를 토대로 동료성을 키워갔음 한다. 아닌 걸 알면서도 서로 점잔이나 빼고 말 못 하는 그 특유의 갈등 회피 문화, 비판이 없는 문화는 결국 밖으로부터 삿대질이나 당하게 만들 것이다.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나는 이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