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과 생활지도는 분리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주된 시간은 결국 수업이기 때문에 나는 생활지도라는 영역도 수업과 분리될 수 없고 수업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한다. 수업이 중요한 이유는 수업 분위기가 곧 교실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학폭예방교육이니 인권교육이니 하며 교육과정에 반복적으로 넣고 강조하는 것들이나 하다못해 자리배치나 조를 짜는 것 등의 자잘한 활동까지 전부 교실문화 속에서 교육하고 나오는 거지 매뉴얼대로 책대로 또는 무슨 무슨 연수받고 그대로 적용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교실문화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이냐를 놓고 고민하고 이걸 수업 연장선상에서 늘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과 협의하고 토론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무엇보다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활동하게 하고 근거를 들어 자꾸 표현하게 하는, 쉽게 말해 딴생각이 나지 않도록 바쁘게 만드는 수업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중심을 잡고 있어야 한다.
자잘한 규칙이나 학급운영방식을 두고 이렇게 하니까 좋다더라 저렇게 하니까 효과가 있다드라라는 말이나 연수내용은 그저 참고만 하면 되고 너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수업을 교과의 특성에 맞게 가르치는데 고민하는 게 낫다. 국, 수, 사, 과, 영, 미, 음, 체, 도, 실. 초등학교 선생님이 이 많은 교과를 시대에 부응하도록 가르치는 게 얼마나 힘든가? 거의 슈퍼맨 수준이 되어야 할 만큼 교과가 점점 세분화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이 시대다. 그래서 다양한 교과를 교과특성에 맞게 능수능란하게 가르치는 교사 앞에서 함부로 대할 학생도 없고 학부모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대하는 학생 학부모가 있다면 그럼 유감이지만 그분들은 과감하게 마음속으로 댁들은 여기까지 하고 최소한의 법적 의무만 다하면 된다.
생활지도 영역에서 자잘한 틀에 갇혀서 무슨 요리 레시피 읽고 따라 하듯 자기 관점을 쉽게 내려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승부할 수 있는 건 수업 전문성이다. 그걸로 교실문화를 세우면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