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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성 Dec 18. 2021

도시를 좋아하세요?

나의 슬기로운 도시 생활 #1

당신이 누군가에게 도시를 좋아하냐고 물었을 , 도시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기는 어렵다. 그래도 도시에 살고 있으면서 이곳을 좋아하지 않다니 납득하기 힘들다. 물론 도시라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면 각박한 사회, 교통 체증, 많은 사람, 매연과 미세 먼지와 같은 형상들이 그려지긴 하지만 도시는 자기 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고층 빌딩이 그려내는 눅눅한 풍경, 사시사철 창조되고 파괴되는 맛집들, 이용하진 않지만 다양한 시설 자원들이 대표적이다. 또 이곳의 사람들은 어떤가? 옛날에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패션이 10년쯤 앞서있다고도 했지만 요즘 번화가에는 멋진 복식을 갖춘 젊은이도 있고 세계 디자이너가 홀딱 반했던 어른들의 동묘 패션도 빼놓을 수가 없다.


 내가 어디에 산다는 건 공기 중에 떠있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들이켜는 것처럼 대기처럼 떠있는 이곳의 생활, 문화 양식을 공기처럼 마시는 것과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의 생각과 마음을 변화시켜서 나도 모르게 그곳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원은 어떤 곳인가? 어린 시절 동해 외곽에 있는 이모집에 살았는데 그곳에선 장작을 패기도 하고 이모가 동물을 좋아해서 세인트 버나드와 같은 개도 있었고 닭, 공작, 오소리 같은 다양한 동물들을 키웠다. 강원도라 그런지 겨울엔 눈이 많이 왔다. 아침에 눈을 떠서 세발자전거를 타는 게 그 시절 나의 루틴이었는데 현관문이 안 열릴 정도로 쏟아지곤 했다.


 가끔 야산에 올라가 산딸기도 따먹곤 했다. 버섯도 정말 많았는데 자주 읽던 서바이벌 책에서 버섯을 먹다가 웃다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해서 어린 마음에 무서워서 버섯은 손대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한 3년 정도 살았다. 이곳은 매우 평화로운 곳이었다. 또래라곤 누나밖에 없던 이곳에서 누구보다 늦게 흘러가는 어린아이의 시계로는 버거울 정도로 지루했다.


달콤 씁쓸한 나의 도시


 그 이후에 나와 가족은 완전히 도시에 정착해 살게 되었다. 도시를 직접 겪으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겪게 되었고 나의 생각과 마음도 조금씩 바뀌게 되었다.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공간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이다. 내가 생각하는 도시의 기준은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부동산 회사로 불릴 정도로 좋은 위치를 찾는데 선수인데, 좋은 위치라는 곳은 결국 유동 인구가 많고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한 요지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에는 꼭 아파트나 회사, 상가, 학교가 들어서서 군집을 형성하고 사람들은 이곳을 도시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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