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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윤성 Oct 20. 2021

나홀로 나무

상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 오는 날 나홀로 나무를 찾아갔다. 몹시 우중충한 날씨. 하늘은 캄캄해졌다 밝아졌다 여러 번 수놓는다.


여러 개의 갈래길이 나온다. 이 길들은 서로를 교차, 나도 나아감에 시간을 교차하며 길을 걷는다. 이 길들은 어디까지 이어진 걸까? 생각하며 걸어본다.


대전의 공원보다 크다, 사람이 많다. 그들은 한 발짝, 두 발자국씩 떨어져 개개인의 사유지를 만든다. 내가 서울이란 곳에 둥지를 틀어 살게 될 줄이야. 일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풍경을 잊을 수 없다. 노을이 지던 언덕과 아래로 비치는 조각난 마을의 모습들


올림픽공원이 마치 서울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다. 호텔 같은 화장실과 근사한 카페들, 수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진 수목들. 하지만 수목은 사람이 아름다운 형태로 향유할 수 있게 유려하게 편집되어 있다.


우리는 그곳에 있었고 호흡하며 한번 더 그곳의 정취를 느낀다. 넓디넓은 수도의 하늘 아래 나는 이곳에 살고 있다. 나무뿌리와 하수도가 교차하는 도시에서 먹고 마시며 시기하고 사랑하며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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