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일하는 방법

세 번째 열 살로 살아가기

by 반윤성
호모루덴스(Homo Ludens)

네덜란드의 학자 요한 하뢰징의 개념으로 '호모 루덴스'는 유희하는 인간을 뜻한다. 진화의 역사에서 재미를 빼놓고 이야기하기란 어렵다. 사람은 어떤 일이든지 특별한 이유가 따르지 않고서야 재미를 추구한다. 그런데 우리는 매일 8시간, 혹은 그 이상 '노동'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재미와 거리가 먼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재밌게 일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연구하고 있다.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면 일하는 게 정말 재밌었다. 아르바이트를 고를 때부터 재밌어 보이는 일을 골랐는데, 우선 편의점은 제일 재미가 없어 보여 걸렀고, 인터넷 쇼핑몰 포장 아르바이트나, 스케이트장 관리요원, 입시 학원 행정보조와 같은 다른 사람들이 잘하지 않는 일을 했다.


그때부터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일했던 기억이 생생한 건 그만큼 재밌게 일했다는 증거다. 재미는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가 부여된 일은 재밌게 할 수 있다. 우선 흥미가 있어야 어떤 일이든지 즐기며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다.




요새 IT가 대세이긴 한가보다. 친한 친구로부터 코딩에 대한 전망이나 테크 트리, 현직으로써 가지는 생각 등을 알려줬는데 전혀 다른 분야의 업을 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그런 질문을 받게 되니 놀라웠지만 한편으론 우려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내가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를 선택할 때만 해도 사실 3D라고 불리며 모두가 말리는 전공이었다. 하지만 기술을 접하고 배우며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만의 기술로 내가 원하는 형태의 완성 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과연 이 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친구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까? 아니면 붐처럼 일어난 하나의 현상에 열광하는 팬일까? 그리고 여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재밌게 일하는 방법

혹시 '놀토'라는 말을 알고 있다면 나와 같은 또래일 확률이 높다. 90년대생에게 토요일은 원래 등교를 하는 날이었다. 그저 클럽 활동을 하고, 빨리 끝나서 좋은 날이다. 이윽고 주 5일제가 제창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삼삼오오 입을 모아 나라가 어찌 되려고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지금은 5일이라는 타임라인은 모두에게 너무 익숙한 시계열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모두에게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어떻게 보면 작은 변화이지만 이 변화를 통해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어 주말 농장이나, 캠핑족, 독서 모임, 각종 레저 스포츠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산업의 파이가 커졌고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일에서는 재미를 추구하지 않을까? 매일매일 하는 일도 재밌게 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나는 하는 일이 재밌어, 즐거워서 당장이라도 출근하고 싶어' 만약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면 사람들은 못 들을 것을 들은 것처럼 도대체 어째서라는 의문을 쏟아낼 것이다.


재밌게 일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재밌는 일을 찾는 것이다. 무슨 말장난이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내가 재밌어하는 일을 찾는다면 그 일속에서 설령 재미없고, 하기 싫어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내가 재밌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즐겁게 일할 수 있다.


그리고 재밌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힘은 덜 들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돈을 좇아 일하는 것보다 더 벌 수 있다. 만약 그야말로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일을 하다가 탈이 난다면 일을 때려치우고 방황하거나,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건강을 해치게 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차라리 보수가 좀 적더라도 활기차고 즐겁게 롱런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비용적으로나, 개인의 발전으로도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 꼰대처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일에서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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