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arian

한량주의보

by 반윤성
어느 날 갑자기

약 5년 전에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적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회복지사를 꿈꾸던 나는 본격적으로 사회복지 공무원을 준비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전망이나 경쟁률 같은 지표를 확인해보면서 희망을 가지곤 했다.


직업이나 회사가 꿈으로 대변되는 현실이기에 공무원이 된다는 생각만으로 괜히 으쓱해질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여운 일이다. 당장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몰두해도 아까운 시간이었는데 마치 답이 정해진 듯 OMR에 마킹하기 바빴으니 말이다.


한량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흥미가 직업에 우선한다. 물론 돈 때문에 세상이 굴러가고,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기도 하지만 조금 더 흥미 위주로 접근하면 어떨까? 우리가 향유하는 제품들의 브랜딩(Branding)을 보면 흥미와 관심을 끄는 일이 많다.


지극히 주관적인


canva.png https://www.canva.com

호주의 캔바(Canva)라는 디자인 플랫폼은 모든 사람들이 디자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템플릿을 제공하여 아이디어만 있다면 숙련도가 없어도 원하는 형태의 이미지로 자신의 서비스를 브랜딩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뉴스 기사에 따르면 비상장 회사이긴 하지만 기업 규모만 해도 47조에 해당하며 어도비의 포토샵과 같은 제품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 회사가 이렇게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것은 사람들마다 자신이 가진 흥미를 그려내고 싶다는 욕구의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진 가치와 감성, 형태, 느낌은 저마다 다르다. 저마다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은 각기 다르기도 하지만 매슬로우 욕구 이론에서 주로 설명되는 자아실현의 단계에서 보면 사람들은 역시 누군가에게 확인받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싶어 한다.


Contrarian

그렇다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 'Contrarian'이라는 단어가 있다. 대다수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선택의 내용보다 선택한 사람들을 따르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다수의 의견을 꼭 따라야만 옳은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치는 조금 더 실험적이고, 도전적이고, 도발적이며 혁신적인 대상에 부여된다. 이를테면 수요-공급 곡선과 같은 것이다. 흔하고 널린 생각과 관념들은 때론 가치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미 낡아버릴 때로 낡아버린 관습에 얽매여 기존의 사상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점검해보아야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래서 공무원이 되었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되지 않았다. 도무지 사회복지사 선서를 지킬 자신이 없었다. 연금과 정년 보장이 주는 안락함도 있겠지만, 정작 공직에서 요구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버리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역시 내키지 않는 일은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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