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량주의보
자기 계발의 허와 실
서점에 가서 베스트셀러로 올라온 책들을 보면 요즘 트렌드를 대충이나마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자기 계발 장르는 거의 몇십 년 동안 꾸준하게 목록에 올라와 있다. 대개 골자는 이렇다. 저자가 몇 건의 성공적인 사례를 들면서 이렇게, 또는 저렇게 하면 좋다고 서술하는 방식이다.
물론 들으면 좋은 얘기도 많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선 사람마다 다른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성공적인 케이스를 설명하다 보니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편향적인 연구결과로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어떤 행동이 있으면 반대급부도 따라오는 법일 텐데, 그런 부분은 전혀 설명하지 않아 무책임하다.
그리고 독자 입장에서 읽어 보면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내용이 많기에 책을 덮으면서 '앞으로는 달라 지거야'와 같이 굳은 결심을 하며 계획을 해보지만 그것이 길고 꾸준하게 지속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만약 있다면 제보 부탁드린다) 그러면 과연 자기 계발서는 도대체 누굴 위한 책일까?
자기 계발 양산 시스템
시장 논리로 돌아가는 한국의 도서 문화는 온갖 마케팅으로 얼룩져있다. 주로 예쁜 표지를 가지고 독자에게 적절하게 도움을 줄만한 문구를 선별하여 제목을 작성하고 그런 책들이 선택받는다.
물론 시중에 유통되는 훌륭한 책도 많지만 시장 형태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작동한다. '예쁜 표지 책'이 메인을 차지하고 있기에 소비자들은 그 책 말고 다른 책을 고르기가 힘들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잘 꾸며진 책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책들은 잘 팔리기에 출판사에서 다시 비슷한 유형으로 찍어낸다.
물론 책을 만들면서 '시장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텍스트가 상품으로 취급되기 위해선 독자로 하여금 강렬한 느낌이나,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최소한 책을 읽음으로써 유익함을 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자기 계발하는 방법
결론으로 귀결하면 결국 실천의 부족이다. 진정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정말 진지하고 심도 있게 읽는 태도부터 고쳐먹어야 할 것이다. 좋은 책을 쓰는 건 저자의 몫이고, 좋은 책을 만드는 건 출판사의 몫, 그리고 잘 읽어서 삶이 변화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두 번째는 이런 유의 책을 소비하지 않는 것이다. 전통적인 시장 관점에서 소비되지 않는 상품은 자연 소멸한다. 따라서 아예 소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좋은 책들을 소비자들이 선택함으로써 정말 도움이 될만한 책이 살아남을 테고 슬프지만 읽히지 않는 책은 저자의 서랍으로 들어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지 않으면 뒤쳐지거나, 손해를 본다는 방식의 마케팅은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로 출판사가 독자를 위한다면 실질적으로 세상에 도움을 줄만한 책들을 선별하여 그들이 그토록 추구하는 명작의 반열에 올려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