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그리고 세상
요즘 연예계의 뜨거운 감자는 "학교폭력"이다. 가수부터 배우, 분야를 가릴 것 없이 많은 연예인들이 일명 "학폭" 의혹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얼마 전까지 방송에서 인기를 끌던 연예인이 "학폭 의혹" 이후 한 순간에 방송을 하차하는 일들은 이제는 예삿일이 되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폭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때문일까? (진실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 같은 게시글도 커뮤니티를 통해 화제가 되곤 했다. 그렇게 과거의 행동은 결국 가해자에게 상처를 남겼다.
학폭의 의미
학교폭력은 나쁘다. 당연한 얘기지만 제대로 알기 위해서 때로는 당연한 것도 깊게 들여다봐야 한다. 학교폭력은 왜 나쁜 걸까? 고영성 작가의 저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인용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기본 신경망은 사회인지 신경망과 중첩된다고 한다. 즉,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숨을 쉬고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 이런 사회적 관계를 단절시킨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까?
"타인의 행동이 나에게 주는 영향은 의식의 차원을 넘어선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타인을 따라간다"
우리는 타인을 모방한다. 무엇인가 판단할 때 리뷰를 먼저 찾는 것은 그냥 하는 행동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따라 함으로써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낀다. 문제는 그것이 학교폭력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첫 번째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학교폭력을 하게 되면 반드시 그것을 모방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가해자가 학창 시절 소위 "잘 나가는 학생"이라면 그러한 모방은 더욱 쉽게 이루어진다. 아직 자아가 성숙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학교폭력" 은 바이러스처럼 쉽고 빠르게 퍼져나간다.
악순환의 고리
잠시뿐일지라도 학교폭력을 통해 겪는 부정적인 경험들은 피해자가 스스로를 평가하는 "자기 평가"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반응을 통해 자신을 판단하기에 주변 사람들이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자신을 대한다면 결국 스스로를 "존중받지 못할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피해자는 시간이 지나 가해자가 떠나 없어지더라도 스스로를 낮게 생각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감을 잃고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결국 그런 어려움들 보며 다시금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는 악순환에 들어서게 된다.
학교폭력이 나쁜 진정한 이유는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창 시절 학폭으로 인해 겪은 부정적 경험이 앞으로의 많은 시간들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을 단순히 "과거에 상대에게 주었던 상처" 정도로 생각하기에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학폭 논란에 휩싸인 대상을 쉽게 감싸 줄 수 없는 이유이다.
그렇게 학교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