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이 있는 방문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_고쳐 쓴 글처럼 견고하게 말하기 (상)
by
책좋아
Jun 2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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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 집을 알아볼 때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인이 한 집을 보여줬는데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방마다 있는 문에 창이 나 있던 것이었습니다.
방이란 것은 안에서 잠갔을 때, 어지간하면 문을 열지 못하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 수 없는 특성이 있지요.
이때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안에서 잠을 자는지, 무얼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아닌, 창을 통해 소통의 문을 열어 둔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 창을 가리려면 커튼을 달거나, 종이 등을 유리에 붙일 수 있습니다.
네. 그것도 좋습니다.
옷을 갈아입거나, 감추고 싶은 것이 있을 때는 충분히 가림막을 활용하여 사생활 보호를 할 수 있습니다.
제 소망은, 아들 셋과 소통하는 그런 미래를 꿈꾸기에
상황이 된다면, 창이 난 문이 달린 집에 살면 어떨까 상상해 봤습니다.
저자는 <가슴으로 말하자> 글에서, 젊은 세대의 말하기 특징을 이야기합니다.
직접 만나거나 전화보다는 톡으로 대화하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저자의 자녀가 같은 집에 있으면서도 말로 하지 않고 톡으로 묻는답니다.
"밥 언제 먹어요?"
풉.
제 아들이 이랬다면,
그날은 밥을 혼자 차려먹어야 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부모가 밥 차려주는 사람도 아니고.....
<조심, 조심. 또 말조심>에서는 어린아이들의 짧은 말 습관에 대한 예도 나옵니다.
이때, 아버님이 이런 말을 하십니다.
"크면 다 고치게 돼 있다. 그 시기엔 원래 그러니, 가만 놔둬라. 너무 제약하면 말하는데 눈치를 보게 돼 더 안 좋다."
바른 말과 윤리 의식을 가르치고자, 변곡점을 거치는 때 인지 모르고 잔소리를 쏟는 것을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며칠 전,
1학년에 들어간 둘째 아들이, 생일 선물을 받아 흥분하여 뜯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형도 뛰어오고, 동생도 관심 어린 눈으로 어떤 선물을 받았을지 궁금해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바깥 놀이를 하고 온 터라, 어서 씻겨야 하는데,
아이들 모두는 생일 선물에 정신이 팔려, 씻기는 아빠에게는 집중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 두 번 말로 아이들을 달래 가며 씻는데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선물에 꽂힌 관심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꾸짖었습니다.
"아빠가. 힘들게 놀려주고 집에 온 후, 씻기면 협조 좀 해라!"
둘째 아들은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자신의 장난감을 형과 동생이 만지는 것이 너무 싫은데,
그래서 자꾸만 씻기는 아빠에게 협조를 못하고 밖의 상황에 이래라저래라 말로 대응한 것이 뭐 그리 잘못한 것인지 억울해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말이 제 마음에서 가시지 않네요.
"아빠면 혼내고 소리치고 해도 되는 거예요? 네?"
울먹이며 소견을 말한 아들이 한 편으로는 대견했습니다.
다만, 씻는 것에 협조해 달라고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아비의 의견을 먼저 아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둘째 아들을 다 씻기고 몸을 말린 후, 로션을 발라주며
아빠가 화낸 것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자라서 중학생이 되고, 그 무서운 중2를 어떻게 지낼지,
그리고 그 후에는 또 어떤 부자관계로 나아갈지 걱정반 설렘반입니다.
정말 자녀와 잘 지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을 잘하여 자녀와 소통하고 싶습니다.
관련하여 계속 배우고, 자녀와 관계를 맺으며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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