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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우 Jan 06. 2023

2022년 연말결산 어워즈

번화와 사랑의 2022

늦었지만 2022년 연말결산 어워즈 남겨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1. 올해의 잘 산 템 - 아이코스3 듀오



드디어 몸이 연초를 거부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초창기 전자담배에 대한 안 좋은 기억 때문에 찐 담배로 넘어가는 걸 도리어 너무 주저했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올해 가장 만족한 소비템이 되었습니다. 비흡연자들이야 그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는 하지만 확실히 체외 냄새의 측면에서도 불만 섞인 항의를 듣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무엇보다도 라이터를 빌려야 되는 부끄러운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디바이스를 차로 한 번 부숴먹고 바로 재구매를 했을 정도로 지금 제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템입니다. 얼마 전에 새로 출시한 버전이 있는데 보상 구매를 통해 업그레이드할지를 요즘 고민하고 있습니다.



2. 올해의 망한 템 - 컨버스 척테일러 올스타 1970's 하이 연보라 COLOR



선배의 방송을 보다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아이템입니다. 컨버스야 뭐, 워낙에 클래식이고 저도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지만 연보라 색상 자체가 코디 난도가 높다 보니 자주 활용하게 되지 않아 꼽게 되었습니다. 막상 신고 외출을 하면 다들 예쁘다고 말해줄 정도로 실물이 대박인 아이템이지만 20대 후반의 건장한 남자가 신기에는 부담스러운 컬러임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3. 올해의 술 - 원소주 (WON SOJU)



어떤 장르 음악의 골수 팬이라는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걸 나이가 들수록 체감합니다. 씬에서 배척당하던 시절부터 박재범을 동경해왔던 오랜 찐팬으로서 그의 소주 사업은 (멋진 '외힙' 아티스트의 행보를 따라가는 뻔하지만 분명히 아무나 할 수 없는) 힙합이 말하는 'Bottom to the Top'을 보여주고 증명한 아주 좋은 국내 유일무이한 브랜드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통주의 측면에서 원소주보다 더 맛있는 술이 올해 많았지만 그 상징적인 의미에 아주 큰 점수를 부여해 올해의 술로 임명합니다. 앞으로 주류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또 다른 주류 카테고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 올해의 아이돌 - 뉴진스 (NewJeans)



올해 JYP엔터테인먼트의 있지(ITZY) 팬클럽 믿지(MIDZY) 생활을 아무도 모르게 청산했습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덕질했습니다.) 그녀들이 싫어진 게 아니라 멀리서 응원을 전할수록 판의 중앙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그들의 음악과 재능이 마냥 안타까워 제가 먼저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공석을 올해 데뷔한 뉴진스가 채웠습니다. 힙합씬의 아주 큰 사랑을 받는 걸출한 프로듀서 250과 FRNK가 프로듀싱했다는 소식을 듣고 접한 음악이 너무나 새로워 오히려 비주얼라이징을 다음으로 확인했던 제 인생에 있어서는 몇 안 되는 특이한 접근이었습니다. 최근의 Ditto와 OMG까지 그녀들은 확실히 다릅니다.


많이 애정합니다 혜인 양.



5. 올해의 음악 - 공공구 GongGongGoo009 <산책>



사운드가 더욱 중요해진 음악 시장에서 여전히 리릭시즘의 힘을 믿는 래퍼는 귀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음악이 사운드보단 텍스트에 더 집중되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만 공공구와 같은 래퍼의 가사는 이 시대에 더욱 각광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 중 어쩌면 가장 대중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넘버인 <산책>을 올해의 음악으로 꼽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꼭 이 곡을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6. 올해 최고의 한 입 - 아구 간 (안키모)



옆팀 팀장님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통해 방문한 은평구 어딘가의 오마카세에서 먹은 아구 간을 올해 최고의 한 입으로 꼽습니다. 이 한 피스 이후 한 해 동안 꽤 여러 곳의 오마카세를 방문하게 만들었던 잊을 수 없는 맛입니다. 꽤 오랜 시간을 바닷가에서 자라온 부산 남자도 처음 느껴보는 아구 간의 맛! 이후의 여러 공부를 통해 추측해보자면 당시 먹었던 안키모는 고성 산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여러분도 꼭 드셔보셨으면 좋겠습니다.



7. 올해의 비밀스러운 플레이스 - 오어 오디너리 커피 로스터스



가장 자주 방문했던 회사 뒤편의 엘카페가 이전하면서 저의 추억과 밀담의 빈 공간을 채워 준 커피숍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 최고의 공간을 알려주었던 우리 원OO PD에게 큰 감사를 전합니다. 제가 회사에서 만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들은 한 번쯤은 저와 이곳에 와보셨을 겁니다. 아, 참고로 디카페인 음료는 없습니다.


https://map.naver.com/v5/entry/place/1257182479?c=14125549.3414400,4514205.2202093,13,0,0,0,dh&placePath=%2Fhome%3Fentry=plt



8. 올해의 향 - 톰포드 오드우드 (TOMFORD OUD WOOD)



소위 말하는 남자향수, 여자향수를 가르지 않는 사람이지만 올해의 향으로 꼽은 이 오드우드는 확신의 '남자 향'입니다. 올 한 해 아르게니아 시트러스 자르딘 퍼퓸, 파코라반 원 밀리언, 로에베 폴라 이비자, 메종 마르지엘라의 파이어 플레이스와 함께 제 체취를 담당했던 향 중 이성에게 가장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던 향이기에 올해의 향으로 꼽습니다. "오빠한테 너무 멋진 향이 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9. 올해의 게임 - 랜덤 피라미스 디펜스



PC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모바일 게임은 딱 두 개를 합니다. <포켓몬 고>와 <랜덤 피라미드 디펜스>. 그중에서도 올해의 게임으로 꼽은 '랜피디'는 PC 민속놀이 '스타크래프트'의 유즈맵 버전을 모바일로 옮겨 만든 리믹스(?) 게임입니다.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제가 지금 랭킹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혹은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하면 좋은 그리 어렵지 않은 디펜스 류 게임입니다. <포켓몬 고>보다 더 플레이 타임이 많았기에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해 봅니다. 업데이트 좀 해주세요.



10. 올해의 드라마 - JTBC, <나의 해방일지>



올 한 해, 제 지인들이라면 치가 떨릴 정도로 저의 구 씨 성대모사/문자 신을 감당해야 했을 겁니다. 그만큼 제가 이 드라마를, 캐릭터를 너무나 사랑했어요. 왜 한여름의 사랑은 항상 겨울만 바라보고 달려가야 할까요? 2022 JTBC, 드라마에 한해서 정말 열일했습니다. 추앙합니다.



11. 올해의 영화 - 정가영, <연애 빠진 로맨스>



저만의 구 씨 사랑은 올해의 영화와도 연결됩니다. 비록 2022년 개봉작은 아니지만 저는 올 한 해 그 어떤 영화보다 이 작품에 크게 과몰입했습니다. 많은 대중, 평론가가 꼽은 <헤어질 결심>은 결국 올해가 끝날 때까지 보지 못했거든요. 많이들 지적하는 용두사미의 결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저는 오히려 좋은 방향의 마무리라고 생각했어요. 아, 사랑은 왜! 항상 마음보다 신경 감각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걸까요.



12. 올해의 책 - 델핀 드 비강, <충실한 마음> & 채사장, <소마>



올 한 해는 생각보다 많은 책을 읽진 못했습니다. 총 24권의 책을 구매했고 완독은 10권에 그쳤습니다. 그마저도 대부분은 억지로 꾸역꾸역 읽었지만 가장 큰 충격과 신선함으로 다가왔던 두 권을 여기 소개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깊게 몰입하는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더 손이 가지만 우연인지 두 권 다 소설 작품이네요.


우선 정말 사랑했던 팟캐스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채사장이 쓴 첫 장편소설 <소마>는 마음을 벅차오르게, 허무하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여기 소마가 왔다고 전하라!


다음으로 델핀 드 비강의 <충실한 마음>은 정말 애정해 마지않는 생각과 깊이를 가진 우리 정OO 양의 추천으로 읽었습니다. 오래 기억되는 문장은 사람을 뜨겁게 만드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13. 올해의 주접 댓글 - 인스타그램 속 익명의 누군가



당신은 C급이야. 문화재 지정 시급;;;;


진짜 존나게 웃었습니다.



13. 올해의 여러 구절 - 프라이머리, Pphk <Seat belt>



- 도시는 싫어해 내가 쉬는 걸.

- 생일이 되면 축하를 피해 동굴을 찾아들어가 고립되고 싶어.

- 나 사는 곳은 현재와 미래뿐이라 그리움은 사치. 추억해주지 말래.

- 쉴 땐 다 내려놓고 여유 있게 쉬는 게 거짓말 같고 부러워. 난 꿈에서도 뛰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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