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a를 맞이한 요즘엔 내가 좋아해 마지않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 떨기의 작은 행복은 점점 멀어져 간다. 덕분에 취미 생활 중 하나인 갬성 카페 찾기 삼매경은 잠시 접어두고 있다.
이번 생일엔 난생처음으로 갬성 카페와는 거리가 먼 뼛속까지 줌마 카페에도 가봤다. 해민 스님의 진리가 담긴 글이 한 편에 떡하니 붙어져 있고, 곳곳에 형형색색의 드라이플라워가 반기는 인테리어의 줌마 카페. 여기서 킬링 포인트는 꽃무늬 그득한 찻잔이다. 이 곳에서 남자 친구와 꽃무늬 찻잔에 가득 잠긴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옷깃을 잔뜩 여매며 걷다 겨우 발견한 유레카 같은 카페는 수퍼 리얼 줌마 카페. 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그 찻잔이 보이게 사진을 찍는데 자꾸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빠는 기분이 좋았는지 셀카도 몇 장 찍었다. 그 셀카는 지금 프로필 사진으로 버젓이 올라와 있다.
인생은 역시 give and take.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게 있다. 갬성 카페 받고 줌마 카페에서의 잊지 못할 기억을 얻었다. 코로나가 아니라면 또 언제 생일날 줌마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까. 여러모로 인상적인 2020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