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음과 평화문화진지가 기획한 <지구 백일장>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환경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 중 하나가 채식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타고난 해비 육식주의자인 나에게 채식은 너무나 어려운 일. 이번 주에도 점심으로 시킨 일본식 카레에 옵션으로 가라아게를 골랐다. 가라아게 4알 정도에 카레 국물이 나왔다. 그 가라아게를 먹으며 내가 너무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생각했다.
어떤 아침에는 전날 끓인 돼지김치찌개와 아침에 엄마가 휘리릭 구워준 소고기 볶음을 함께 먹었다. 무려 돼지와 소를 함께 해치운 정말이지 해비한 아침. 그날 점심에는 인도식 커리를 먹기로 했다. 평소라면 닭을 토핑으로 골랐을 테지만, 이날만큼은 구운 야채 토핑을 고르기로 했다. 하루에 돼지, 소, 닭을 모두 먹는 건 지구 백일장까지 한 나에게 너무나 찔리기에.
그렇게 선택한 구운 야채 커리는 꽤 맛있었다. 포실한 감자와 가지, 당근, 브로콜리, 애호박을 먹으며 닭고기 몇 조각을 먹는 것과는 다른 식감과 맛을 느끼며 꽤 새로웠다. 다음날에도 브로콜리를 가득 넣은 볶음요리를 먹었다. 평소라면 브로콜리를 그렇게 먹지 않을 테지만, 일부러 먹은 브로콜리는 꽤나 맛있었다. 이렇게 조금씩 내 식탁의 메뉴를 고기에서 야채로 조금씩 바꿔나가며 더욱 건강한 30대를 맞이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