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남지 않은 2020. 이번 생일엔 친언니에게 특별한 미션을 받았다. 내 나이에는 금반지가 하나 있어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할머니 같은 말을 늘어놓으며 언니는 내 생일에 용돈을 줬다. 그 돈으로 금반지가 됐든, 금목걸이가 됐든 금을 하나 소유하라는 말이었는데, 내 주변도 그렇고 금반지를 그렇게 낀 친구들을 못 봤다. 30대가 되면 다르려나. 20대 중반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엄마가 선물해준 목걸이는 워낙 불편하고, 괜히 목주름이 생기는 기분이 들어 잘하지 않았었다.
그리고선 몇 개의 선택지를 골랐는데, 유난히 예쁜 반지 디자인을 찾았는데 오잉 도금이라니. 도금은 언니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그러다 내 눈에 딱 마음에 드는 반지를 찾았다. 평소 팔로우하고 있던 주얼리 샵에서 파는 할머니 반지.
반지를 사볼까 하고 구경하면서 나는 2021년 내 지향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이번 생일엔 감사하게도 '좋은 영향력'에 대해 말해주는 지인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삶을 살라는 축복. 나의 존재가 좋은 영향력이라는 말들. 무척이나 감사하게도. 이건 그런 사람이 되라고, 하나님이 내게 사람의 입술을 통해 미리 말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2021년 지향점을 '좋은 영향력', 'good influence'로 정했다. 조금 오글거리지만, 적게는 내 말이, 태도가, 크게는 나의 글이 어떤 사람에게 닿아 좋은 영향을 미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9살, 30살을 맞이하며 30대에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에디터이자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30대의 필수품이라는 금반지에 지향점을 새기기로 했다 이름을 따 'cjood inflence'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