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부터 시작한 올해의 키워드 3가지 꼽기. 2021년의 키워드를 떠올리니 가장 먼저 올해 가장 잘한 일과 잘 산 것이 떠오른다. 올해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친구가 좋다고 소개해준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7월부터 시작해서 6개월을 끊어놓고, 11월이 된 지금까지 순항 중이다. 필라테스를 시작한 후로 나는 필라테스를 절찬리 홍보하는 필라테스 마케터가 되어 버렸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필라테스는 극강의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단 하나의 운동을 해야 한다면 무조건 필라테스다. 올해 점심은 동료들과 자주 샐러드를 먹었다. 한 끼라도 탄수화물을 빼고 야채를 먹어보려는 노력과 더불어 일주일에 2번, 죽기 살기로 꼭 지키는 필라테스 100분의 시간을 쌓아 올렸다. 글을 쓰고 있는 시점으로 33번의 필라테스를 마쳤으니 33번 X50분씩 총 1,650분, 30살에는 27.5 시간 동안 필라테스를 했다. 필라테스는 이제 일주일에 꼭 지켜야 하는 생존을 위한 운동이 됐다. 일주일에 100분도 운동 안 하는 건 이제 나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필라테스는 가기 전에는 발을 내딛는 게 힘들고, 또 가서도 죽을 만큼 힘든 운동이다. 그만큼 효과는 좋았다. 또 그만큼 먹어서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맞춘 게 아쉽지만.
그다음으로 올해 가장 잘 산 것은 맥북이다. 1월 초 맥북 에어를 사고, 올해 많은 외주를 했다. 간간히 용돈 벌이와 재밌는 작업을 하게 만들어준 나의 맥북 에어는 올해 가장 잘 산 물건이다. 이렇게 2021년의 2가지 키워드를 찾았다. 필라테스와 맥북, 그리고 하나는 아마 올해 가장 애써서 만들었던 <이스트>가 아닐까. 킥오프를 시작한 4월부터 12월까지 3분기 내내 이스트 매거진 만드는 데 열과 성을 다했다. 클라이언트들도 대만족한 프로젝트다. 작년 이맘때쯤과 비교했을 때 매거진 총 기획과 PM까지 하게 된 걸 보니, 커리어도 많은 성장을 이룬 한 해였던 것 같다. 클라이언트 잡은 어쩔 수 없이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 신뢰를 얻게 되면 클라이언트도 나도 일이 편해지기 마련이니까.
벌써 11월 10일이다. 지금까지 벌써 3번의 생일파티를 했고, 11월 말인 생일까지 남은 파티가 줄줄이 계획되어 있다. 11월은 파티광인 나의 생일이 있는 '파티 애니멀' 시즌이지만, 왠지 신나면서도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아마 친한 동료들이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겠지. 흑흑.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동안 의지가 많이 됐던 동료의 축복을 빌어주는 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나의 서른은 이렇게 흘러간다. 봄부터 여름까지 간간히 러닝을 하고, 외주를 하고, 필라테스를 하고, 또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일과 운동으로 점철된 서른 살, 나의 서른 살이 지고 있다. 남은 두 달 동안은 젊음을 낭비하며 신나게 파티 시즌을 즐겨야지. 네일 아트도 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