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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송 Apr 05. 2020

불안한 나날 속 찾은 해답

답은 있을까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사람들을 잘 만나지 않았다. 내내 집-독서실-집-독서실만 반복하며 살다가, 하루는 일이 있어 멀리 나갔다 왔다.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이 무척 반가웠다. 한 시간 정도 가야 해서, 공부 거리를 가방에 넣어갔는데 창밖을 바라보느라 잠시 접어 두었다.


최근 코로나 19의 여파로 시험 일정이 미뤄지게 되었다. 그간 세워둔 계획도 조금 수정이 필요했다. 영향을 받지 않길 바랬지만 마음이 뒤숭숭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또다시 묻는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거겠?'



불안한 나날


임의로 본 시험에서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갑자기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인 것만 같았다. 시험이 미뤄져서인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한 일주일 정도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구직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기어코 한 회사의 이력서 화면을 열어, 몇 자 쓰다가 지우는 것을 반복했다. 하지만  포기했다. 분명 난 다른 목표가 있는 사람이었다. 불안함에 못 이겨 다른 쉬운 길이 있다면 가보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었다.


매일 공부한 시간을 적어둔 다이어리를 펼쳤다. 4시간, 3시간, 4시간.. 원래 하던 공부시간보다 반이 줄어있었다. 이렇게 일주일을 보내버리다니, 부정적인 생각만 들었다.


공부가 너무 안되던 날, 집에 일찍 귀가하여 TV를 틀었다. 1년 전쯤 방영한 로스쿨 학생들의 인턴생활이 담긴 프로그램을 보았다. 그리고 방황하던 내 마음을 건드리는 말을 들었다.


어쩌면 내게는 무던히 포기하지 않고 견디고 견뎠던 시간들이
변함없는 단 하나의 해답이었던 것이다.

- 채널A <신입사원 탄생기-굿피플> 임현서 인턴 일기 中

 


세상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지금 이런 코로나 사태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지금 이 시기에 공부를 해야 하는 나에게도 명확한 답은 없다.


하지만 문득 4시간, 3시간, 4시간.. 이 시간들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가 안돼서 그 시간밖에 못한 게 아니라, 그 시간이라도 계속 해온 것. 어쩌면 그게 나에게는 해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불확실함 속에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가는 것.


(아니면, 이것이라도 해답이길 바라는 내 간절한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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