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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마타타 Aug 22. 2022

호주산 코알라가 될것인가?

마음 챙김으로 절주 하기 Day 12

그렇다. 운명의 날이다. 금요일 저녁 나는 남자 친구와 외식을 하게 되어 있었다. 평소처럼 남자 친구가 편해서 술을 편하게 잔뜩 마시면 어떻게 하지? 아니다. 나는 와인을 하루에 한잔 훈련(?)을 해왔지 않은가? 호주에서 진짜 코알라가(꽐라)되면 안 된다. 진짜 호주산 코알라가 될 것이다.

호주산 코알라가 되지 않기!

내 마음의 결핍을 알았고 행동으로서 치료하고 있다(매일 와인 한잔 마시기) 그리고 금주에 도움이 되는 책을 한 권 읽었다. 이로써 나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목요일 밤부터 나는 심상화를 한다. 멋지게 술을 잘 제어하는 여성, 맥주를 음식과 함께 곁들이고 멋지게 어디서 멈춰야 할지를 아는 여성. 크흐- 멋지다. 


과거의 난 마음공부를 전혀 몰랐을 때 충격요법으로 한동한 술을 끊었었다(그래 봤자 2-3주) 바로 누군가 나의 취한 사진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는 요법(?)이다. 지금도 내 사진 폴더에는 '진상의 기록'이라는 폴더에 동영상이 고이 간직되어 있는데 정말이지 3초도 안돼서 꺼버리고 싶다. 자다가도 이불 킥을 한다. 정말로 창피하다. 나의 첫 충격요법 동영상은 처음 내가 정말 취하도록 먹어서 문제가 된 20대 때 예전 남자 친구가 동영상을 찍어서 보여줬다. 나는 그날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정말 예쁘게 단장을 했었다. 디자이너로서 프로페셔널하게 보일뿐만 아니라 다이어트를 막끊내서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고 칭찬을 했었다. 자신감으로 어깨뽕이 한껏 올라갔다. 그렇게 이쁜 척은 다 해놓고...... 술을 먹고 킥을. 정말로 오른발로 킥을 하는 동영상이 찍혔다... 정말 이불 킥 감 아닌가? 수치심이 올라오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또 잊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다. 마음이랑 잘 지내보고 현재에 일어나는 일들을 잘 조율해 보고 싶다.


금요일 아침이 돼서 아침 명상과 함께 한번 더 심상화를 한다. 술을 적당히 잘 마시고 멈출 줄 아는 내가 활짝 웃는 모습이다. 그래, 실전에서도 이렇게 하리라. 나의 첫 번째 테스트.


드디어 저녁이다. 나는 나가기 전에 나와 한 가지 약속을 한번 더 한다. 

1. 술은 적당히 마실 것

2. 술과 함께 물을 마실 것


이것 딱 두 가지다. 그리고 나는 이 두 가지를 멋지게 해낸다. 나는 결코 취하게 먹지 않았다. 술을 마실 때 느낌을 천천히 음미한다. 어떤 맛이고 어떤 기분이 드는지 관찰한다. '하. 이게 바로 도파민이란 말이지? 술을 마실 때 기분 좋게 한다는 그 기분? 내가 이 약물이 천천히 젖어들고 있구나' 나를 지켜본다.


첫 번째 주말! 나는 취하게 마시지 않았다. 멈출곳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 아주 잘했어! 나는 나에게 스스로 칭찬을 한다. 스스로 칭찬을 하고 보상을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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