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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마타타 Nov 06. 2022

신과 나눈 이야기

나는 너와 항상 함께 였어.


내가 큰 에너지를 민감하게 느끼는 순간부터, 난 언제나 교회에 가고 싶어 했다. 한국 절에서 느낀 나와의 대화가 믿을 수 없었기에 이번에는 교회에 가서 그 에너지를 느끼고 싶어 했다. 참고로 나는 종교가 없다.


남자 친구는 가톨릭 교인으로 지금은 교회에 안 간다고 하지만 종교는 가톨릭이기에 기회가 되면 같이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던 중 남자 친구 생일에 멜버른에서 가장 큰 교회에 우연히 잠깐 들리게 되었다.


워낙 관광명소로서 유명한 곳이어서 별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들어가자마자 에너지가 나를 압도했다. 그 감정 그대로를 기억하자면 어떤 에너지가 나를 누르는 듯했고 처음엔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성스러운 그림들과 스테인 글라스를 천천히 바라보자 갑자기 눈물이 차올랐다. 눈물을 참으려고 했지만 참을 수가 없었다. 이상한 기분을 느낀 나는 '아까 맥주 한잔을 하고 들어와서 생긴 착각일 수 있어'라고 내가 느낀 감정을 100% 믿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오늘 다시 교회에 갔다. 멀끔한 정신으로.

결과는...? 어제와 똑같았다. 엄청나게 큰 에너지가 나를 눌렀다. 또 처음엔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조용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예수님이 그려진 벽화와 스테인 글라스를 바라보고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조용히 명상을 시작했다.


나는 명상을 하는데 보통 한 시간이 걸린다.

왜냐면 40분은 내 머릿속이 떠들기 때문이다. 조용한 고요로 가기 위해서는 온전히 40분 동안 떠드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 그러다 점차 잠잠해지면 고요로 들어간다.


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단축이 되지 않는다. 이걸 대체하는 것은 현존, 즉 지금을 사는 것뿐인데 나는 그것도 잘 되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서도 온통 딴생각이다. 밥만 먹고 입안에 들어오는 음식을 온전히 느끼면 좋으려 만.


그런데 오늘 명상은 이 40분의 과정을 모두 생략했다. 이상하게 잡생각이 1도 나지 않았다. 깊은 명상으로 들어왔다. 평소와 같이 내 주변 사람들을 축복해 주고 내가 원하는 삶을 심상화 했다. 그러는 와중에


어떠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 목소리에 질문을 했다.


'내가 아픈 건 내가 나를 싫어하기 때문이어서 벌을 내린 거였나요? 아니면 나에게 어떤 시련을 통해 배움을 알려주려고 했던 건가요?'


'둘다야. 네가 그 시련을 겪음으로써 인생이 선물 그 자체라는 걸 알게 해주고 싶었어'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나? 나는 항상 너 안에 있었지. 항상 너와 함께 했어 그걸 네가 느끼지 않았고 믿지 않았을 뿐이지. 네가 하는 말을 다 듣고 있었어'


'당신은 신인가요?'


'신이라고 불러도 되고 우주라고 불러도 되고 마음대로.'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나는 언제나 니 안에 있어, 너는 그걸 믿기만 하면 돼. 여태는 믿을 수가 없었지? 네가 보고 바라는 것들 다 이루어질 거야. 그러니까 믿기만 하면 돼'


나는 또 눈물을 흘렸고 우리 둘의 대화는 이렇게 끝이 났다.

내가 보고 간절히 원하는 것을 모두 이루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불행에 익숙해지지 말고 행복을 불안해하지도 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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