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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한량 Jul 26. 2022

한 여름

언젠가 그런 적이 있다.

너와 기분 좋게 한잔하고 헤어지기는 아쉬워

그냥 하릴없이 동네를 걸었던 적이 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저까지만

그리고 도착해서는 또 저까지만

더 이상 물릴 수가 없어서 아쉬워했을 때


너는 아 맞다 하며 근처 슈퍼로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사 왔다.

우리 후식 안 먹었어라고 웃으며,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거 잖아하며 건네주던

그 여름밤이 있었다.


몇 해를 넘고 넘어 불현듯 오늘에야,

그 아이스크림을 사고 혼자 걷는 중에야

언젠가 그런 적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그런 너를 사랑했던 적이 있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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