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달 나의 목표는 글을 많이 쓰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쓰는 것이다. 어디에 쓰든상관없이 하루에 5줄 이상 글을 써서 차곡차곡 글감을 모으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런 작은 습관을 들이다 보면 글 쓰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 기대로 야심 차게 시작했다.
펜으로 끄적이다 보면 다이어리 한 페이지 이상 쓰게 될 때도 있지만 요즘 내가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에 여러 플랫폼에 쓰다 보면 글 쓰는 것보다 검색으로 딴짓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마음을 잡고 글을 쓴다고 해도 자연스럽지 않고 뭔가 딱딱하게 변하곤 한다.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다. 펜으로 쓰면 뭔가 글을 쓰고 공부를 하는 것 같은데 노트북으로 글을 쓰면 뭔가 일을 하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는 더더욱 디지털 환경에서 글을 쓸 일이 많을 텐데 노트북을 보면 자연 반사적으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니... 나는 나의 노트북으로 일이 아닌 글을 쓰는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사람이 참 요상한 것이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하면서도 매일 쓰려고 생각하면 잘 써지지 않는다. 그래서 노트북 빈 화면에 커서만 깜빡거린다. 그러다가 또 뭔가 쓰기 시작하면 막 써지는 것이 글이라는 참 신기하다. 뭘 쓸까, 어떻게 하면 진솔하게 나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창 밖을 보니 어여쁜 봄빛들이 나를 부른다.
봄이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의 봄이다.
커피잔 옆에 놓인 수첩에 메모를 하려다 보니 거기에 적어 놓은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시를 읽는 순간 글을 더 이상 쓸 수 없었다. 그래, 내 주변의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봄날이다.